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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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후보 다크호스 1. 현대의 이보근

기사입력 2005.01.31 01:39 / 기사수정 2005.01.31 01:39

임건순 기자

1. 성남고를 콜드로 침몰시킨 주인공

2004년에 열린 서울시 춘계리그대회는 서울시 대회이기도 했지만, 대통령배 서울시 예선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회의 긴장감이 대단했는데 당시 성남고는 서울고, 선린인고, 신일고, 경기고 등과 같이 한조였다. 이 중 상위 두 팀만이 대통령배 본선이 확정되는 상황인데, 이 조는 강팀들이 몰려 있어 치열한 승부가 예상이 됐었다.

성남고는 첫경기에서 선린인고에 5대 4로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둔 후 서울고와 2번째 경기를 가졌는데 그 경기에서 콜드로 패해 자칫 대통령배 본선행이 좌절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고교무대에서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던 성남고를 상대로 콜드게임승을 거두었던 서울고는 성남의 막강타선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성남고의 방망이를 봉쇄해서 인상적이었다. 그 경기 주인공은 바로 현대유니콘스 신인 이보근이었다.



2. 내가 본 이보근의 장점들

같은 안타나 홈런이라도, 혹은 투수에게 같은 삼진과 승이라도 강팀 강타자, 에이스들을 상대로해서 얻은 기록은 더욱 값지고 후하게 평가 받는다. 김현중과 박병호, 강병우, 박가람, 박재성 등 강타자들이 즐비한 성남고를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인 이보근이었기에 인상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시 쌀쌀한 날씨에 이보근은 138까지 나온 구속에 종속까지 좋았고 제구까지 좌우로 구석구석 잘되어서 성남고의 타자들을 농락을 했는데 말한대로 공의 종속이 좋았고 제구력 역시 좋았으며 특히나 예쁜 투구폼이 참 보기 좋았다. 커브나 슬라이더 두가지 구종으로 변화구를 보여줬는데 이 역시 쓸만해보였다.

지난해 서울고는 고 임효상과 신한빛, 이보근 등 셋이서 이끌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중 두선수가 현대에 지명되었다. 임효상은 2차 2번, 이보근은 2차 5번. 두 선수 모두 좋은 재목들이라고 눈독을 들여왔기에, 선수 보는 눈이 탁월한 현대가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좋은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힘으로 밀어부친 임효상보다는 오히려 순번이 낮지만 투구폼이 깔끔하고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은 이보근이 더 좋은 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차 지명 시점부터 그 후 서울고 경기를 봤을 때마다 해온 터였다.



3. 신인왕 후보군에 꼭 이보근을

투수왕국 현대에서 1, 2군 모두 통털어 좋은 투수는 너무도 많은데, 단순히 1군 무대에 장기간 뛴다는 것은 검증된 바 없는 신인투수에게라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신인왕 후보군에 이보근을 넣는 이유는 쉽게 말해 '좋은 선수'라는 점이다. 좋은 종속과 제구력, 무리없는 투구폼, 특히 잘 가다듬어져 있는 변화구 등이 그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준다.

직구의 힘은 좋지만 직구와 변화구 커맨드에 문제가 있는 다른 현대 유망주투수들과는 차별화가 될 여지가 많아 낙관적으로 본다. 모쪼록, 이보근이 하위순번에서 지명이 됐고 스포트라이트 하나 받지 못했지만 하위지명선수로서 작은 반란 일으켜 주길 바라고 예상한다. 신인왕 후보군에서 꼭 이보근이 포함됐으면 한다.

 

임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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