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가수 전인권이 표절 논란 이후 첫 콘서트 무대에 섰다. 논란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대신 노래로 진심을 전했다.
전인권은 6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인권밴드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노란리본 뱃지를 달고 통기타를 든 전인권은 "3년 동안 아무 이야기 없이 공연했는데 지난번에 이야기를 하며 공연하니 재밌었다"고 관객에 첫 인사를 건넸다.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오늘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첫 곡은 밥 딜런의 'Blowing in the wind'였다. 전인권은 "지금처럼 섬세하고 연약한 시대에는 절대 전쟁이 안 일어난다"며 코러스와 화음을 맞추며 평화를 노래했다. 전인권은 이어진 곡 'You Keep Me hangin' On'에서는 록클래식의 정석을 보여주며 특유의 음색을 뽐냈다.
이어 '아름다운 강산'과 '미인'의 멜로디를 엮은 신중현 스페셜이 펼쳐졌다. 전인권 밴드의 화려한 세션 연주와 코러스의 화음, 그리고 전인권의 보컬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너와 나', '사노라면', 'Don't Stop' 등을 열창한 전인권은 '따라가면 좋겠네', 'A Horse With No Name' 등에서 밴드 멤버들에 보컬을 맡기며 색다른 콘서트 묘미를 선보였다. 전인권은 "죽어도 노래를 안 하려하는 친구를 24년간 꼬셔서 보여드리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특별한 손님도 찾아왔다. 전인권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음악감독이자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찾아온 것. 이병우 감독은 "평소에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라고 공연 참여에 대한 소감을 전한 뒤 화려한 솜씨로 '첫번째 비행'을 연주해 관객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이어 전인권과 함께 비틀즈의 'Imagine'을 선사했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OST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안예은도 등장했다. 전인권은 "SBS 'K팝스타' 출연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역적' 노래를 듣고 굉장한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안예은을 소개했다.
안예은은 "살아있는 전설인 전인권 선생님의 귀한 공연에 데뷔 1년차인 내가 초대된 것이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두 사람의 연결고리였던 '역적' OST '상사화'와 '홍연'을 열창해 세종문화회관을 깊은 울림으로 꽉 채웠다.
전인권은 투옥 생활 중 썼던 가사로 만들었던 곡 '운명'을 무반주로 열창하며 콘서트의 분위기를 또 한번 바꿨다. 이어 '걷고 걷고', '내가 왜 서울을', '재채기'를 선사한 전인권은 '그것만이 내 세상', 'Wishing Well' 등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가장 하이라이트를 받았던 곡은 바로 얼마 전 표절 논란에 휩싸인 '걱정말아요 그대'의 무대. 최근 전인권은 히트곡 '걱정말아요 그대'로 독일 그룹 블랙 푀스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공연 도중 "나는 독일에 갈 겁니다"라는 이야기 외에 논란에 대해 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전인권이 '걱정말아요 그대'를 시작하자 관객들은 전인권 특유의 추임새까지 따라하며 합창했다. 특히 어린 아이와 함께 방문한 관객은 '걱정말아요 그대'를 함께 열창하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앵콜곡으로 '사랑한 후에', '돌고, 돌고, 돌고' 등을 열창하며 기립한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즐긴 전인권은 "새로운 마음으로 항해하겠다"며 'Sailing'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전인권은 이미 자신의 페이스북과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공연에서도 역시 "독일에 가겠다"는 입장만 전한 채 노래를 열창했다. 논란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지 않는 대신 노래로 진심을 전하겠다는 것. 이에 현장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에 응원을 보냈다.
독일에 가기 전,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팬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간 전인권이 이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전인권 콘서트 포스터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