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연극 ‘미친 키스’의 배우들은 인간의 원초적인 허무함과 고독함이라는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기 위해 맨발로 열연한다. 이는 조광화 연출의 의도로, 앞서 공연한 연극 ‘남자 충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동혁은 “마음이 자유롭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대와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감정을 처음 느껴봤어요. 연출님이 앉아 있으면 의자에 대한 감각은 없어지지만 발바닥에 대한 감각은 남아 있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편안하고 좋아요.”
인물의 감정을 오롯이 느껴야만 하는 극적인 작품인 만큼 주인공의 감정에 점점 이입된다. 그 역시 정열적이지만 내면에 외로움과 쓸쓸함을 담은 장정의 마음에 동화됐다. 극중 일본인 상대로 성을 매매하는 동생을 보면서 실제로도 마음이 아팠단다.
“6장에서 신희에게 우리 결혼하지 말자고 하는 부분에서 감정이 폭발해요. 그 장을 잘해야 뒤가 잘 흘러가더라고요. 신경을 많이 써요. 동생에 대한 장면은 마음이 아파요. 신희도 있고 영애도 있지만 하면 할수록 동생에 대한 마음이 커져요. 동생에게 독설하는 부분과 동생을 안고 나올 때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조광화 연출은 프레스콜 때 조동혁을 두고 “그동안 아픈 사랑을 많이 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조동혁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어릴 때는 그게 다인 것처럼 집착했어요. 이 여자가 아니면 안 될 거 같았는데 지금은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할 것도 많고요. 그래서 이 캐릭터에 들어가기가 힘들었어요. 어릴 때의 감정을 끄집어내고 싶은데 그 부분이 기억이 잘 안 나서 힘들었죠. 하면서 조금씩 찾아지더라고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되살아났어요.” (웃음)
연극 '폴 포 러브' 이후 7년 만에 연극을 하게 됐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마지막에 합류한 탓에 연습 기간도 부족했다. 어느 작품보다 감정 소모가 많은 만큼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감정이 격해서 숨도 잘 못 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몸이 안 좋았어요. 연습 기간이 별로 없어서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3월 한 달만 연습하고 들어가는 작품이라서 연출님에게 스케줄이 이만큼 있는데 할 수 있을까 얘기했는데 하라고 해서 믿고 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하면 할수록 ‘이거 큰일 났다, 어떻게 하지. 공연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오기 시작했어요. 파김치가 됐죠. 병원에 갔는데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또 들었어요. (웃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현상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이제야 이 작품이 조금 돌아볼 시간을 갖는 거 같아요. 몸이 너무 힘든데 이런 걸 처음 경험해봤어요. 지금은 몸 관리하면서 연극에 피해를 안 주려고 해요.”
장정 역에는 조동혁 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 이상이도 함께 캐스팅됐다. 두 배우 모두 노출 신을 연기하면서 탄탄한 복근을 자랑한다.
“상이가 덩치도 좋고 몸도 좋아요. 예전이었으면 상이에게 안 지려고 노력했을 텐데 몸에 에너지를 쏟으면 혼신의 연기를 못할 것 같더라고요. 몸보다는 연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달려요. 상이는 젊으니까 운동도 연기도 다 열심히 잘하는데 정말 부럽죠”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과 캐릭터지만, 조동혁은 연극만의 매력을 느끼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매체 연기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무대에서 연기할 때는 자유로워요. 카메라 연기는 그 앵글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니까 답답한 느낌도 있거든요. ‘미친키스’를 사고 없이 마무리하는 게 목표에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연극이 있으면 또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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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