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13 17:43 / 기사수정 2008.06.13 17:43
지난 8일 막을 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배구 최종예선전에서 한국대표팀은 3연패 뒤에 4연승 기록했습니다.
성적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끝내 베이징 행 티켓을 올림픽예선전 개최국인 일본에 넘겨주고야 말았습니다. 한국 남자배구가 일본에 패한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국제적인 경쟁력이 약했고 세계배구의 흐름을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정보력과 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현재 한국배구 계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있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예선전에서 남녀 팀 모두가 탈락한 큰 요인으로 프로배구연맹(KOVO)과 각 구단들의 비협조가 컸다고 의견을 발표하면서 연맹이 대한배구협회와 합쳐지는 방안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연맹이 이러한 의견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며 대한배구협회 내에서도 대대적인 혁신이 일어나야합니다.
이러한 와중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4일부터 벌어지는 FIVB 2008 월드리그 대회에 출전하게 됩니다. 매년 개최되면서 남자배구 최고의 국가대항전 대회로 자리를 굳혀온 월드리그는 국내 선수들이 세계배구의 흐름을 읽고, 더욱 강한 경쟁력을 다져나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대회입니다.
지난 올림픽예선전에서 한국팀의 주포로 활약한 문성민(22, 경기대)이 가장 큰 기대와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문성민은 한국대표팀의 주 공격수로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려줬지만 득점을 올려야 될 결정적인 순간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98cm의 장신에 놀랍도록 빠른 스윙과 움직임을 가진 문성민은 한국대표팀의 공격수들 중에서 가장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졌지만 공격패턴이 단조롭고 라이트에서 때리는 각이 예리하지 못한 것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선배 후인정이 보여줬던 강타와 연타를 적절히 사용하는 기교와 상대방 블로킹을 활용하는 센스, 그리고 블로킹의 보완도 문성민에게 필요한 과제들입니다.
그러나 문성민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날로 성장해가고 있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리그에서 만날 상대들은 세계 정상급의 국가인 러시아와 쿠바, 그리고 이탈리아입니다. 이들의 블로킹 높이는 대단하며 볼을 때리는 스피드와 타이밍, 그리고 타점 또한 한국과 차원이 다른 팀들입니다.
강호들이 즐비한 조에 안착한 한국 팀이 과연 1승이라도 추가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만큼 강한 선수들과 경기를 치름으로서 얻는 경험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문성민이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해 나가려면 이러한 팀들과 직접 부딪혀 보며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내야 합니다. 또한 거기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면 이것을 실전을 통해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높이와 스피드가 상당한 이들 국가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는 연습을 철저하게 해야 하고, 자신의 라이트 공격의 대각에서 막혔다면 직선으로 때릴 수 있는 공격루트의 다양함도 터득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문성민의 공격이 더욱 위력을 발휘하려면 빠르고 낮은 토스가 제대로 지원돼야 합니다. 비록 올림픽예선전에서 서로 호흡을 맞춰본 주전세터 최태웅(32, 삼성화재)과의 플레이는 다른 국가들의 공격보다 느리고 상대방 블로커들의 눈에 잘 띠었지만 이번 월드리그 대회에서는 한층 빠른 플레이로 승화시켜야 문성민의 공격이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맞부딪혀 보면서 배워나가는 모습도 필요합니다. 특히 러시아의 주전 라이트 공격수이자 세계적인 거포로 불리는 폴타브스키와 이탈리아의 페이같은 선수들의 공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오른손잡이 라이트 로서 공격성공률을 높여가는 지를 배워나가는 '학습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올림픽예선전이 끝나고 바로 열리는 월드리그 대회이지만 한국배구의 미래와 유망주들에게 풍부한 국제대회의 경험을 주려면 월드리그 대회는 반드시 필요한 무대입니다.
문성민의 공격은 화려합니다. 그리고 멋진 외모와 경쾌한 플레이로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월드컵 대회와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문성민을 따라다니는 일본의 여성 팬들은 수두룩했으며 일본의 배구관련 웹 페이지와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개인 블로그에서도 문성민의 인기는 뜨거웠었습니다.
국제적으로 받고 있는 인기에 비례해서 이제 실력도 다져갈 시간입니다. 월드리그를 통해 문성민을 비롯한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한층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 = 문성민 (C)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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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조영준의 클로즈 업 V. 배구전문기자 조영준 기자가 전하는 흥미진진한 배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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