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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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어느날'①] 김남길·천우희, 로맨스 없이도 충분한 여운

기사입력 2017.04.12 16:50 / 기사수정 2017.04.12 14:5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 속 김남길과 천우희, 두 사람의 만남 속에 로맨스는 없다. 하지만 로맨스 이상의 여운을 남기는, 지금의 봄날에 꼭 어울리는 감성이 가득 담겼다.

5일 개봉한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던 보험회사 과장 강수(김남길 분)가 회사로 복귀한 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의 사건을 맡게 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을 찾아간 강수는 자신이 미소라고 주장하는 한 여자를 만난다. 그는 강수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 교통사고 후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서 깨어난 미소는 병실에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가 영혼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남자가 강수라는 것을 알게 된 미소는 강수에게 그동안 이루고 싶었던 소원을 부탁한다.

두 사람이 서로 만나면서 변화하는 내면의 모습이 이윤기 감독의 섬세한 연출을 통해 그려진다. 여기에는 김남길과 천우희,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두 배우의 존재감이 한 몫을 더했다. 두 배우는 로맨스가 없이도 따뜻한 감성과 여운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다.


드라마 '선덕여왕', '나쁜 남자', '상어'를 비롯해 영화 '무뢰한' 속 선 굵은 모습이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의 유쾌한 얼굴과는 또 다른 김남길의 깊은 내면 연기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영화 '한공주', '곡성' 등 강렬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천우희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까운 '어느날' 속 미소 캐릭터를 통해 인간적인 매력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아내를 떠나 보내고 실의에 빠진 강수, 또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는 미소는 각기 다른 상처를 갖고 있지만 서로 함께 하는 과정 속에 위로를 얻으며 보는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선사한다. 여기에 시각 장애인에 대한 시선, 존엄사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생각할 거리를 함께 안겨준다.

5일 개봉한 '어느날'은 11일까지 누적 관객 수 19만2626명을 기록하고 있다. 개봉 2주차를 맞은 현재 속도는 조금 더디지만, 실제 영화를 본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입소문을 더해가는 중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오퍼스픽쳐스,CGV아트하우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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