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31 23:04 / 기사수정 2008.05.31 23:04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이제 그를 보고 있으면 확실한 믿음이 든다.
바로 '돌아오지 않는 풀백'에서 '한국의 조투소'로 변신한 조원희의 얘기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국가대표팀에 데뷔하게 된다. 국가대표팀에 오르며 스타로 떠오른 조원희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조원희는 200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프로무대의 벽은 높았다. 주전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광주 상무에 입대한 그는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소화했다. 이후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상무 전역 후 2005시즌 수원으로 이적하게 된다.
당시 수원은 김남일, 송종국, 안효연, 전재운 등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전력을 탄탄하게 구축했던 팀이다. 팬들은 그들을 '레알 수원'이라 불렀고 주전 경쟁이 치열한 전쟁터에 조원희는 몸을 던졌다.
조원희의 본 포지션은 오른쪽(-왼쪽도 가능한-)측면 수비수다. 그는 주전으로 뛰기 위해서는 '돌아온 오른쪽의 황태자' 송종국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했다. 주전 경쟁에서 또 한 번 밀리나 했지만 생각보다 기회는 쉽게 찾아왔다. 2004년 K-리그 우승 자격으로 A3 챔피언스컵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한 수원은 다양한 전력이 필요했고 조원희도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등 골고루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조원희를 처음 본 팬들은 의아해 했지만 그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면서 그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수원에서의 맹활약에 힘입어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는 행운을 잡는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 하에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데뷔하게 된다.
만년 후보에서 대표팀까지 그에게는 생각 치도 못한 일이었다. 이란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경기 시작 1분도 지나지 않아 첫 골을 터트리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데뷔 첫 경기에서 첫 골 하면 조원희가 떠오를 정도였다.
그러나 그를 통해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돌아오지 않는 풀백이라는 오명이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로 오른쪽 풀백에서 활약한 그는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하면서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에 너무 치중한 탓에 제때 수비 위치로 돌아오지 못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면서 팬들의 찬사와 아쉬움을 동시에 받았다.
대표팀에서 플레이는 소속팀 수원에서도 이어졌고 결국 그는 주전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게 된다. 돌아온다 하여도 송종국이 오른쪽에서 부동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조원희가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조원희의 출전 문제를 놓고 차범근 감독의 고민도 깊었을 것이다. 이에 차범근 감독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다. 바로 조원희의 포지션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시키는 것이었다. 2007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그는 후반기부터 수원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김남일과 함께 중원에서 팀의 공수를 조율하면서 활약했고 조원희의 정확한 위치선정과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수원이 상승세를 펼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제 돌아오는 원희가 되어야지요.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라며 의지를 불태운 조원희.
그의 보직에 의문을 던진 팬들도 "조원희가 있어 수원이 한 층 더 강해졌다."라며 그를 극찬했고 그에게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가투소를 본떠서 조투소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수원의 조투소 조원희의 활약은 2008시즌에도 이어졌고 그는 잃어버렸던 태극 마크까지 다시 찾게 된다.
태극 마크를 되찾은 그는 대표팀에서도 어김없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수원에서 보여주었던 활약 그대로 대표팀에서도 유감없이 펼쳤다. 조원희의 장점이라고 하면 투지와 스피드 정확한 위치선정이다. 대표팀에서 윤활유 같은 활약에 축구팬들도 그를 대한민국의 조투소로 그를 치켜세웠다.
항상 조원희에게 붙여 다녔던 '돌아오지 않는 풀백' 이제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 풀백'은 없다. 이제 한국의 가투소 조원희만 있을 뿐이다.
[사진=조원희(C) 엑스포츠뉴스 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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