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영화 표현의 해방구가 될 것이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제 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주국제영화제 김승수 조직위원장, 이충직 집행위원장 및 프로그래머들이 참석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겸손하지만 당당하다"며 "지난 17년동안 시민들과 관객에게 겸손했으나 자본과 권력, 그 어떤 사회적 통념 앞에서는 당당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이자 자부심이다. 지난 17년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표현의 해방구라 해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궤적을 걸어왔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적 표현의 드넓은 광장이자 촛불이 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18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초청작과 상영 회차를 늘려 관람기회를 확대한다. 지난해 211편을 상연한 것에 비해 올해는 229편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으로, CGV전주고사를 전관 사용해 활용도를 높인다. 또 '전주 돔'을 설치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야외에 조성되는 돔 형태의 상영장으로 개, 폐막식과 갈라 스크리닝을 포함한 전주 돔 상영과 공연, 관객 파티가 이루질 예정이다. '전주 돔'에서 어린이날에는 애니메이션 데이로 꾸려 접근성을 높이는 듯 노력했다.
한국영화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와 대안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에 착안, 한국영화의 강화와 지원에도 나선다. 전주프로젝트 세 편을 모두 한국영화로 기획해 선보인다. 유니온투자파트너상, 대명컬처웨이브상, 다큐멘터리상 등 한국영화에 대해 지원과 격려도 펼친다.
이번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이창재 감독의 'N프로젝트'(가제),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김대환 감독의 '초행'을 통해 관객들이 한국 독립영화의 매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창재 감독의 'N프로젝트'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 당시를 담으면서 故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상당부분 담겨 관심을 끌 전망이다.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은 제주도의 한 시인과 소년의 묘한 감정을 다루고, 김대환 감독의 '초행'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지원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작품.
이번 스페셜 포커스 프로그램으로는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를 통해 작가로서 자기 세계를 이룬 시나리오 작가 송길한을 집중조명한다. 송길한의 작품과 세계관을 포괄하는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상영작 발표회장을 직접 찾은 송길한 작가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임권택 감독의 '비구니'가 특별복원상영되며 '만다라', '씨받이', '길소뜸' 등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심사위원단도 눈에 띈다. 배우 하지원이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그와 '내 사랑 내 곁에'를 함께 작업했떤 박진표 감독도 같은 부문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정은채는 한국단편경쟁부문 심사를 맡는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검열의 형태들이 있었다. 아직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은 것이 있다"고 밝히며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한 해소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또한 "조금 자화자찬을 하자면 정치적으로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는 김승수 시장이 적극지지해주는 등 외압에 굴하지 않고 논쟁적인 작품들을 풀어왔다"며 "올해도 그런 논쟁적인 작품들을 변함없이 상영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 말씀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개막작으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이 선정됐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작품이다. 베를린에서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라며 "요즘 현대인이 잃은 것을 찾아주는 등 인간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고 밝혔다.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데뷔작인 '나의 20세기', '마법사 시몬'은 까르트 블랑슈를 통해 함께 상영돼 시네필들을 설레게 할 전망.
폐막작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다. 앞서 '스윙걸즈', '워터보이즈' 등을 선보인 그는 가족영화, 재난영화의 문법을 통해 일본 사회가 처한 현실을 전한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이 다수 포함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부녀의 신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박사모'를 통해 바라본 '미스 프레지던트', 우파 정권이 왜 국정교과서에 대해 집착하는 지를 다룬 '국정교과서' 등 공개된다.
또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이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기간인 만큼 대선 후보들의 방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이런 기회에 대선후보들이 정치의 영역에서 문화와 예술영역을 어떻게 볼 것인지 제2의 부산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할 것"이라고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전주 일대에서 진행되며 개·폐막식 예매는 오는 4월 11일 시작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전주국제영화제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