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최근 투옥 등 신변이상설이 제기된 K-1 -100kg 챔피언 바드르 하리(61승 1무 6패)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리의 출전이 예정됐던 31일 K-1 MAX(-70kg) 스칸디나비아예선의 킥복싱 슈퍼헤비급(+98kg) 초청경기가 13일자로 취소됐다. 하리는 -100kg·무제한급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맥스 대회 초청경기에 참가, 무라드 부지디(55승 2무 9패)와 대결하기로 하여 현지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경기가 취소되면서 현지 홍보포스터의 전면을 장식했던 하리와 부지디의 얼굴이 어느새 삭제된 새로운 포스터가 이미 배포된 상황이다. 부상 등 정상적인 사유로 취소된 것이라면 주최 측의 설명이 있을 법도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어떤 해명도 없다. [사진: 하리와 부지디를 전면으로 내세운 이전 포스터(왼쪽)와 두 선수가 사라진 새로운 포스터(오른쪽)]
이번 대회 현지진행사인 ROTK(Rumble of the Kings)는 하리가 결장하면서 흥행차질이 우려되자 애초 무에타이 -73kg 초청경기였던 욧산글라이 페어텍스(154승 4무 66패)와 레빈 아르템(14승 1패)의 대결을 WMC(세계무에타이평의회) -73kg 챔피언결정전으로 격상시켰다.
세계입식타격 -70kg 재야 최강자로 유명한 욧산글라이는 《소니 픽처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아시아·태평양 위성·유선방송인 《AXN 아시아》에서 지난달 23일 최종회가 방영된 《콘텐더 아시아》 시즌 1 우승으로 WMC -73kg을 획득했다. 따라서 아르템과의 경기는 WMC 챔피언으로 갖는 1차 방어전인 셈이다.
만 22세인 욧산글라이와 상대하는 아르템과 만 21세의 젊은 강자다. IFMA 러시아챔피언(2003-07)·IFMA 유럽챔피언(2004)·IFMA 세계챔피언(2004, 2006-07)을 거쳐 지난해 8월 10일 WMC 대륙간챔피언, 11월 3일 WMC 유럽챔피언에 올라 세계챔피언 도전권을 얻었다. 경험은 욧산글라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세지만 190cm의 장신이란 신체조건은 챔피언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기존 경기의 챔피언전 격상 외에도 ROTK는 올해 맥스 16강 경력의 버질 칼라코다(33승 1무 9패)를 초청, 덴마크의 입식타격 강자로 저명한 올레 라우르센(34승 18패)과 킥복싱 -75kg 경기를 주선했다.
칼라코다는 프로 25승 1무 4패 경력의 복서 출신으로 2001년 IBC -70kg 챔피언, 2002년 4월 26일 IBF -70kg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2002년 7월 9일 WBN -70kg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을 지냈다. 국내에는 2008년 2월 24일 K-1 MAX 아시아예선 초청경기에서 김세기에게 판정승, 2007년 7월 21일 K-1 MAX 한국대회에서 김세기에게 KO패, 2006년 9월 16일 K-1 MAX 대한민국예선 초청경기에서 임치빈(50승 1무 8패)에게 판정승으로 잘 알려진 선수이기도 하다.
2002년 K-1 맥스 미국예선 2위 경력자인 라우르센은 WMC 타이국왕탄생일 토너먼트 우승, IKF 무에타이 -70kg 유럽·세계챔피언, IMTC -70kg 챔피언, 덴마크 킥복싱챔피언을 지냈다. 지난해 라우르센인 맥스 3강인 마사토(50승 2무 6패), 안디 사우버르(126승 1무 5패)와 잇달아 대결했으나 각각 판정과 KO로 졌다. 올해 맥스 준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칼라코다와의 경기는 자신의 건재함을 입증할 기회다.
하리의 갑작스런 불참으로 맥스 대회에서 헤비급 최정상급 선수를 볼 수 있는 진기한 구경거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대진의 수준은 유럽 최종예선도 아닌 지역대회로는 이례적일 정도로 높다. 국내 중계 여부와 상관없이 입식타격기 팬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