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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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순' 칭찬해②] 도봉순은 어떻게 JTBC의 효녀가 되었나

기사입력 2017.03.16 16:00 / 기사수정 2017.03.16 17:01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3.829%→8.692%. 효녀도 이런 효녀가 없다. 

최근 방송 중인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단 6회만에 9%를 눈앞에 뒀다.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가 1%대 초반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하는 사이에 심야로 시간을 옮긴 JTBC 금토극이 훨훨 날고 있는 것. 

'힘쎈여자 도봉순'은 힘만 센 게 아니라 시청률도 '세다'.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 8.692%를 기록한 최근 시청률은 JTBC 금토극 사상 최고 시청률이다. 지난해 이맘때 JTBC 금토극이었던 '마담 앙트완'은 최고 시청률이 1.058%였다.

JTBC 금토극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예능과 보도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욱씨남정기', '청춘시대',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등 몇몇 마니아층을 형성한 드라마들은 분명 존재했다.

다만 '욱씨남정기'는 앞선 작품이었던 '마담앙트완'의 시청률이 너무 저조한 탓에 전혀 후광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스스로 시간대를 개척해야했고, '청춘시대'는 청춘들의 진한 공감 속에 시즌2가 기획되고는 있으나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다.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또한 영화같은 연출과 주연진의 호연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한계가 존재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의 선전은 그렇기에 눈에 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캐릭터와 연출이 살아 숨쉰다.

지난 2015년 tvN 금토극의 부진을 끊어냈던 박보영은 JTBC에서도 구원투수로 세이브에 성공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박보영은 작고 가냘퍼 보이지만 막강한 힘을 지닌 도봉순으로 등장해 게임회사 대표인 박형식의 경호를 맡는다. 박보영은 이제 믿고 봐도 좋은 배우다. 연기, 흥행, 심지어 관계자들의 평판까지 다 잡았다. 

도봉순의 캐릭터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은 박형식이 맡은 안민혁이다. 부유한 남성 주인공이 이토록 귀여우면서도 조금 남다른 구석이 있었던가. 경찰서에서 난처해진 여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위증을 했건만, 왜 위증을 했냐 쏘아대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섹시하다'고 반응한다. 타인보다 힘이 쎈 것이 마음 한구석에서 콤플렉스처럼 작용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상대적으로 지수가 맡은 인국두는 말 끝마다 '여자가'를 내뱉으며 여주인공을 윽박지르는 신들이 잦아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도봉순의 엄마로 분한 심혜진은 MBC '안녕 프란체스카' 당시 보여줬던 능청맞고 차진 연기를 또 선사하며 엄청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눈의 여왕', '나쁜 남자' 등을 연출해온 이형민 감독은 지난해 '욱씨남정기'로 코미디에 첫 도전하며 숨겨왔던 자신의 코믹본능에 눈을 뜬 듯 하다. 으스스한 연출에서는 그의 과거 강점들이 되살아나고, 웃음이 필요한 순간에서는 적재적소에서 유쾌한 CG와 장면들이 이어진다. 

물론 '힘쎈여자 도봉순'이 무조건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개상 허술한 부분도 많고 시청자들의 의아하게 만드는 구석도 분명 존재한다. 연출과 배우진은 이러한 단점을 상당부문 상쇄해낸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작품만 좋다면 시간대는 상관없다는 것을입증했다. 금토의 막강한 심야 예능들과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힘쎈여자 도봉순'은 JTBC에 의미있는 편성 시간대를 개척해냈다. 모두 온전히 '힘쎈여자 도봉순'의 힘이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JTBC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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