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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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최고 승률 순항' 애리조나, 그 비결은?

기사입력 2008.05.02 16:05 / 기사수정 2008.05.02 16: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메이저리그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팀은 디펜딩 챔피언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핵타선'을 완성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였습니다.

그러나 야구의 중요한 포지션과 선수구성을 잘 아는 이들이라면 단연 내셔널리그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우승후보로 손꼽았을 것입니다. 내셔널리그 최강팀으로 평가받은 뉴욕 메츠는 시즌 초반에 예상대로 잘해주고 있으며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본다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팀인 것은 확실합니다.

이러한 뉴욕 메츠보다 승수를 쌓아올리기에 가장 안성맞춤으로 평가받는 팀은 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입니다.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인 브랜던 웹이 1선발로 건재한데다가 웹의 뒤를 받쳐줄 2선발 투수로 댄 하렌(전 오클랜드 어슬렉티스)까지 영입했습니다. 여기에 3선발인 마이카 오윙스까지 잘 던져주고 있어 1선발부터 3선발까지가 모두 튼실한 애리조나는 올 시즌 최강의 선발진을 갖춘 팀으로 부상했습니다.

현재 애리조나의 팀 컬러를 본다면 90년대 맹위를 떨쳤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크 멀더 - 팀 허드슨 - 배리 지토의 영건 3인방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강자로 군림한 오클랜드 어슬랙티스와 유사합니다.

이들 팀들의 공통점은 1선발부터 3선발까지 모두 15승 이상을 올리며 팀 승리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최강의 선발진을 갖췄으면서도 그 뒤를 받쳐주는 불펜과 마무리 투수들까지 강세를 보였기에 최고 승률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습니다.

타선을 앞세운 공격야구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흥행 면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많은 승수를 올리는 데 있어서 그리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번번이 투수력이 강한 팀들에게 패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러나 팀이 많은 승수를 쌓고 공수주에 걸쳐서 안정된 팀을 완성하려면 선발진의 안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제입니다. 그리고 현대 야구로 들어서면서 투수들의 분업화가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경기 후반의 영향이 커짐에 따라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리그에서 많은 승수를 올리려면 투수력에 힘을 쏟아야 승산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루어질 것이 안정된 내야수비진을 구축하는 것이며 외야에는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들로 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가 없더라도 연타능력이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유기적인 타선을 짜는 것이 그 다음으로 필요한 부분입니다. 

적은 비용으로 선수들을 구성해 ‘스몰 볼의 완성’을 보여준 '천재 단장' 빌리 빈(오클랜드 어슬렉티스 단장)의 계보를 충실히 반영해 애리조나란 팀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조시 번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단장의 구상은 올 시즌에 들어서며 완성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 애리조나가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챔피언십까지 진출했지만 타선의 구성이 유기적이지 못해 연타능력이 부족했었던 것이 애리조나의 가장 큰 약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애리조나 팜 자체에서 키워낸 유망주였던 우익수 저스틴 업튼(5월 2일 현재까지 기록 : 타율 0.327, 타점 15, 홈런 5개 출루율 0.372 장타율 0.554)과 1루수 코너 잭슨(5월 2일 현재까지 기록 : 타율 348, 타점 25홈런 5개 출루율 0.430 장타율 630)은 약점으로 지적된 팀의 중심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주며 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덕 아웃의 리더인 에릭 번스는 타선에서 가장 민감한 자리인 2번 타순에 자리 잡아 전체적인 타선에 균형감을 맞춰주고 있습니다. 1선발 투수인 브랜던 웹을 제외하면 어느 위치에서도 슈퍼스타는 존재하지 않지만 공수주에 걸쳐서 애리조나만큼 탄탄한 짜임새를 갖춘 구단은 많지 않습니다.

팜에서 성장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올 시즌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안착한 애리조나는 리그에서 유일한 7할 대의 승률을 유지하며 최근 6연승을 거둔 LA 다저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순항하고 있습니다.

투수력과 타격, 그리고 불펜진과 수비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에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는 애리조나는 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선발진에서 구멍이 생기지 않는 이상은 시즌 초반에 보이고 있는 강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젊은 팀들이 겪는 공통적인 약점은 바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중요한 순간에서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과거 오클랜드가 그러한 약점을 노출하며 번번이 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실패했었고 애리조나 역시 지난 2007시즌에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콜로라도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정규리그 초반에 보이고 있는 애리조나의 강세가 과연 리그 후반까지 이어져 포스트시즌에서도 빛을 발할지가 벌써 흥미롭게 여겨집니다.

[사진 (C) arizona.diamondback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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