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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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던 KT&G.

기사입력 2008.04.11 22:45 / 기사수정 2008.04.11 22:45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동부가 마지막 승부를 내고 삼성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느냐, KT&G가 한번 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원주를 가느냐 하는 두 갈래 길의 선택이 11일날 안양체육관에서 치뤄졌습니다. 이미 삼성은 가뿐히 3승을 올리고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었고, 남은 건 동부와 KT&G 중 누가 올라가느냐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같은 팀과 네번째 승부를 하는 것이라 누구든지 이제 이 승부를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밀고 당기기는 경기 시작전까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야자튀고 여기왔다' 플랜카드.





옆에서 열심히 들고 흔들었던 또하나의 플랜카드. 


2쿼터까지만 해도 동부는 강팀의 모습을 보이며 여유있게 KT&G를 따돌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0점차를 기준으로 왔다갔다하던 점수차는 2쿼터 종료까지만 해도 KT&G의 마지막 공격마저 실패하면서 약간은 맥이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띄었던 건 3쿼터부터 투입된 신제록의 조그마한 활약이었습니다. 그는 3점슛 2개를 연달아 쏘아넣으며 점수를 5점차까지 따라붙으며 체육관 안의 분위기를 바꿔놓았습니다. 2쿼터 후 축 처져 있던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만으로도 상당히 잘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를 동부는 또 다시 꺾으며 4쿼터에 잦은 턴오버를 일으켰던 KT&G를 슬슬 패배의 수렁으로 몰아넣었습니다.





4쿼터 중반 커밍스의 투핸드덩크.  가뜩이나 경기도 안 풀리고 지고 있어서 그런지 표정이 참 무섭더군요. 결국 이렇다 할 점수를 내지 못한 채 챔피언결정전의 티켓은 동부에게 돌아갔습니다. 환호하고 있는 동부를 뒤로 두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줄줄이 선 KT&G선수들의 표정은 말하지 않아도 다 똑같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서로 격려를 나누고, 수고했다며 어깨를 토닥여줍니다. 원래 패자는 말이 많은 법이라지만 이날따라 KT&G선수들은 많이 아쉬웠는지 말없이 서로를 도닥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인터뷰를 하는 선수들은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난 목소리로 간단하게 인터뷰를 하고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동부를 뒤로 한 채 들어갔습니다. 

어찌 보면 애초부터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될 수도 있었습니다. 정규리그 시즌 KT&G는 동부에게 단 한차례 빼곤 이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전적에서도 밀렸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만났을 때에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부가 올라갈 것이다 라고 예상했습니다. 결과는 그대로 동부가 올라가는 것으로 4강의 대장정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KT&G의 몇몇 팬들은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적어도 4월까지 농구를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비단 결과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동안 선수들을 볼 수 있고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고맙다고들 말합니다. 예상된 결과라 하였어도 막상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입장의 팬들은 속이 쓰리고 마음이 아픕니다. 스포트라이트는 이긴 팀에게만 돌아가고 진 팀은 언제나 그렇듯이 뒷모습만 보이며 퇴장합니다. 이번 KT&G도 패자였지만 적어도 팬들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주어서 수고했다고, 고맙다고요.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이긴 팀은 기뻐하고 진 팀은 아쉬워하며 다음을 또다시 기약합니다. KT&G도 이제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또 다시 담금질을 시작할 것입니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던 그들이 다음 시즌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한 것처럼 다시 시작될 08-09시즌을 맞이하는 KT&G를 기대해 봅니다.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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