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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 포커스] 퍼거슨, 긱스 출전 '고집하는' 진짜 속내는?

기사입력 2008.04.10 07:23 / 기사수정 2008.04.10 07:23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라이언 긱스(35)가 맨유의 최다 출전 기록인 759회(보비 찰튼 보유)를 오는 5월에 경신했으면 한다. 그의 기록이 오는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이 부진에 빠진 긱스의 출전을 '끝까지' 고집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는 지난 1월 25일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긱스가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로서 대기록이 세워지길 기대했죠. '퍼거슨의 대표적 애제자'로 통하는 긱스는 1991년 2월 에버튼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이후 지금까지 751경기 출전하여 142골 기록한 'Mr. 맨유맨' 입니다.(덧, 퍼거슨 감독은 1988년 긱스가 15세 생일을 맞은 날에 그의 집을 찾아가 맨유 유소년팀에 입단시키게 합니다.)

긱스는 오늘 새벽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AS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어김없이 출전했습니다.(저는 박지성-루니-호날두 3톱이 될 줄 알았는데 실제 출전 선수 명단을 보니까 '역시 퍼거슨' 이란 생각 밖에 안들더군요.) 전반전에만 5km이상 뛰었던 하그리브스와 박지성에 비해 활동량이 눈에 띄게 떨어졌으며 코너킥과 크로스도 부정확해 좀처럼 예전같지 않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문제는 올 시즌 내내 이 같은 모습이 이어진 것이죠. 

다른 감독 같았으면 긱스를 철저한 교체 멤버로 내보냈을 겁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자신과 20년 인연을 맺은 그를 '무한 출전' 시켜 대기록 달성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지난 6일 미들즈브러전에서는 긱스의 답답한 경기력에 버럭 화를 냈었지만 4일 뒤인 오늘 경기에서 선발로 기용한 것도 예라 할 수 있습니다.

긱스가 팀의 최다 출전 기록인 759회와 타이를 이루려면 앞으로 8경기 출전해야 합니다. 맨유의 올 시즌 잔여 경기가 최대 8경기이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해야 오는 5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기록 달성을 할 수 있습니다.(맨유가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FC 바르셀로나를 꺾는 것도 기록 달성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겠죠. 그의 760회는 다음 시즌 커뮤니티 실드 또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기량이 저하된 노장 선수를 과감하게 내쳤던 '토사구팽'의 반복된 역사를 긱스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예견 했습니다. 폴 인스, 브라이언 롭슨,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같은 여러 맨유 출신 스타 플레이어들이 그 예라 할 수 있죠. 최근 맨유 현지 포럼인 레드카페에는 긱스를 방출하라는 코멘트가 여럿 있을 정도로 그의 위상이 추락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긱스는 퍼거슨 감독이 추구하는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의 예외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물론 박지성의 향후 출전과 연관이 없지 않죠.) 이미 퍼거슨 감독이 전폭적인 출전을 약속했기 때문에 '20년 신뢰감'을 이어가는 것이죠. 만약 그가 긱스를 내치거나 기록 달성을 도와주지 않는 지도자 였다면 20년 정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퍼거슨 감독은 긱스에게 맨유 코치직을 제안할 정도로 그가 영원한 맨유맨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가장 비슷한 예가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공격 담당 코치겠죠.) 맨유를 위해 모범적으로 헌신했던 대표적인 스타이기 때문에 끝까지 출전을 고집시키면서 대기록 달성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그 기록은 퍼거슨 감독이 제자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겠죠.

맨유에서 오랫동안 간판 선수로 활약하며 퍼거슨 감독과 부러지지 않는 신뢰감을 쌓은 긱스. 과연 그가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팀의 최다 출전 기록을 달성할지 그 결과가 궁금해 집니다.

[사진=알렉스 퍼거슨 감독 (C) 엑스포츠뉴스 DB]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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