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틀고 싶은 데 틀 수가 없다. 라디오DJ들에게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배성재 아나운서와 조정식 아나운서에겐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배성재의 텐'은 1시간 방송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노래를 틀 시간이 부족하다. 오프닝송 외엔 거의 틀지 못한다. 마지막 곡을 틀기도 하지만, 대개는 시간이 부족해서 그것조차 조정식이 만든 '배국가'로 대신하는 경우가 절대 다수다. 오프닝송은 그날 예능, 사회 관련 이슈들과 연계해 틀기 때문에 마냥 좋아하는 곡을 선곡할 수 없다.
'조정식의 펀펀투데이'는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두 시간 동안 방송하며 활기찬 곡들 위주로 트는 편이다. 단 너무 최근 곡이나 시간대와 맞지 않은 곡들은 틀기 애매한 구석이 많다. 그 시간대 시청자들이 예민하기 때문에 조정식 스스로가 조심하는 편이다.
▲림프 비즈킷 '핫도그' - 조정식
"틀고 싶은 노래가 많다. 틀고 싶은데 못한다. 아침에 림프비즈킷의 '핫도그'를 틀면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겠나. 그러나 그런 것은 틀 수가 없다. 금지곡이 아니라서 틀 수 있는 힙합곡들도 있으나 시간대 때문에 지양하고 있다. 못트는 곡이 많다."
자타공인 힙합마니아인 조정식 아나운서는 본인이 가사를 쓰기도 하고 다양한 곡들을 듣는 편이다. 오전 5시부터 7시 라디오를 진행하는 그이기에 아침을 깨우는 활기차면서도 즐거운 곡들을 주로 선곡해야하는 1%의 아쉬움이 있다. '핫도그'는 쉼없이 F로 시작하는 영문 욕설이 흘러 나온다. 시말서를 부르는 곡이다.
▲드렁큰타이거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 조정식
"실제로 좋아하고 노래방에서 많이 부르는 곡이다. 주석의 '배수의 진', 프라이머리의 '멀어'도 좋다."
힙합영혼으로 충만한 조정식 아나운서가 꼽는 '인생곡'이다. 누가 뭐래도 그다운 선택.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오전 5시 라디오에서 직접 라이브로 랩을 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한 그니까. 참고로 배성재 아나운서의 인생곡은 카사비안의 '파이어'다. 프리미어리그 주제곡이다. 달빛요정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와 타바고주스의 '청춘'도 차례로 언급했다.
▲'라라랜드' O.S.T - 배성재
"최근에는 '라라랜드' OST를 통째로 듣고 있다. 목소리, 가사없는 연주곡을 좋아한다. '매드맥스' OST도 좋아한다."
상대적으로 아무런 가사가 없는 OST의 수록곡들은 여간해선 라디오에서 잘 들리지 않는 편이다. 오프닝송을 현재 이슈와 연관지어 트는 '배성재의 텐'에서는 더욱 그렇다. '배성재의 텐'에서는 사실상 만나기 어려운 것. 그러나 과거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기도 했던 배성재 아나운서는 영화 OST는 물론 클래식도 즐겨듣는 편이다. '라라랜드' OST는 현재 OST차트에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등과 함께 차트를 양분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걸스데이 '여자대통령' - 배성재
"1시간이다보니 노래를 틀 시간이 없다. 거의 오프닝에 담는다. 청문회나 특이한 이슈가 있으면 그 이슈를 위주로 곡을 선곡한다. 관련된 곡을 틀고 멘트없이 첫 곡을 붙인다. 최순실 태블릿PC 이슈가 터졌을 당시 걸스데이의 '여자대통령'을 틀었다. (사회 이슈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DJ가 행여나 얽혀 문제가 될까봐 제작진이 걱정하기도 했다. 또 비선실세라는 이미지가 처음 나놨을 당시에는 드라마 'M'의 '나는 널 몰라'를 틀고 오프닝 목소리를 변조해서 시작했다. '시크릿 가든' OST는 모든 방송이 하는 거니까 다르게 가자고 했다. 보름 넘게 '여자대통령'을 비롯한 그런 곡들을 오프닝송으로 택했다."
1시간이라 노래를 틀 수 없다는 배성재 아나운서에게 선곡으로 집요하게 질문하며 얻은 답. 이 곡은 틀고 싶은데 틀 수 없는 곡이 아니라 본의 아니게 틀 일이 생겨버린 곡이다. 끝 곡은 시간 조절이 안될 경우 대개 배국가(조정식이 만든 배성재 찬가)로 불리는 그의 곡으로 마무리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박지영 기자
[라디오:읽다] 배성재·조정식, 라디오로 말을 거는 남자들 (인터뷰①)
[라디오:읽다] 배성재가 조정식에게, 조정식이 배성재에게 (인터뷰②)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