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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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K리그 유니폼이 사고싶어요

기사입력 2007.05.29 05:42 / 기사수정 2007.05.29 05:42

강창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창우 기자] "죄송하지만 지금 유니폼이 다 떨어졌습니다."

주말을 맞아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한 무리의 청년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던 수원 삼성에 대한 소식을 접한 이들은 경기장을 찾았고, 홈에서 화끈한 승리를 경험한 '예비 K리그 서포터'들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수원의 유니폼을 찾았지만 경기장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K리그가 단일 경기 5만 관중을 넘어서며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원은 예전부터 유명했던 수많은 서포터즈와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요건, 부쩍 상승한 팀의 전력 덕분에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있어 서포터즈라면 하나쯤 가지고 싶어하는 팀의 유니폼을 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였다.

유니폼을 제작하는 해당 매장에 가더라도 K리그 유니폼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경기가 있는 날 현장에서도, 심지어 구단의 쇼핑몰에서조차 초기 수량 매진 이후 언제 나올지 날짜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수원 팬들은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홈경기 당일 구단 용품을 판매하는 팬시샾 직원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유니폼을 구하는 손님이 최소한 100분 이상은 계시지만 저희도 물건이 없어 판매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그 유니폼 어디 가야 살 수 있어요?

필자가 수원 유니폼을 입고 헬스클럽에 간 적이 있다.  트레이너 한 분이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수원 유니폼 하나 사서 입고 싶은데 어디 가야 살 수 있어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필자가 왜냐고 묻자 "수원 팬은 아닌데 그냥 수원 사는 사람으로서 하나쯤 있었으면 해서요."라고 답했다.  필자는 속으로'이것이 연고지 정착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수원 경기 있는 날 경기장 아니면 구단 홈페이지에서 사실 수 있어요."라고 답하자 "보통 매장에서는 팔지 않아요? 유럽팀들 유니폼은 있던데..."라며 의아함을 보였다.

그랬다. 왜 한국에서 한국 클럽의 유니폼을 쉽게 구할 수 없는 걸까.'


답답한 팬의 입장, 구단이 속 시원히 해결해 주어야.

프로 구단은 자원봉사단체가 아니다.  즉 관객들에게 질 높은 경기를 서비스하고 그 대가로 입장료 및 팬시용품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시장의 수요와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이를 기초로 수익모델을 창출해야만 하는 집단이 아닐까. 

2002년 이전 수원의 스폰서 업체가 다른 곳이었을 때는 낮은 가격에 학생들이나 가족 단위로도 쉽게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무늬만 같은 형태의 의류를 판매하였다.  이 상품은 아직도 입고 경기장을 찾는 서포터즈가 있을 만큼 많은 판매량을 보였고, 수원 서포터즈의 수를 늘리는데 한 몫을 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수원의 팬들은 스폰서 업체의 느린 물량 공급과 다양화되지 못하는 상품, 그리고 높은 가격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결국, 수원 서포터즈에서 직접 티셔츠를 제작, 판매하는데에 이르렀다.  구단의 수익은 곧 실력이 높은 선수들의 수급이나 복지에 투자되고 이는 질 높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맹목적인 홍보만이 구단을 살리는 지름길은 아니다.  이제는 확장된 시장을 발판으로 '수익성'을 통한 피드백 효과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강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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