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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리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화려한 캐스팅, 감동은 밋밋

기사입력 2016.12.13 20:00 / 기사수정 2016.12.13 20:1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고전 명작을 새롭게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불멸의 명작다운 감동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그 이상의 만족을 주지 못한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지난 9일부터 관객을 찾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원수 집안인 몬태규가 로미오와 캐플릿가 줄리엣의 죽음마저 초월한 세기의 사랑을 그린다. 문근영, 박정민이 주연 배우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소문난 잔치이지만 맛은 물음표다. 고전 명작이니 클래식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겠지만, 전반적으로 가볍다.

1막은 쾌활하고 2막은 보다 진지하다. 초반 유쾌한 분위기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관객과 소통하는 구성도 좋다. 하지만 로미오가 지나치게 가벼운 캐릭터로 묘사된 까닭에 2막에서의 애절한 사랑이 절절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무대는 현대적인 반면 의상이나 대사는 고전적이다. 진지함과 코믹함, 고전과 현대를 조화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그 간극이 제대로 메워지지 않은 느낌이다.

첫눈에 반한 젊은 남녀가 벌이는 불꽃 같은 사랑, 운명의 장난 때문에 비극적으로 끝을 맺는 사랑이 주된 이야기인 만큼 좀 더 애절하게 그렸다면 감동이 있지 않았을까.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정이 완벽하게 치닫지 않은 탓인지 미사여구가 가득한 아름다운 대사들도 종종 겉돈다. 

무대 장치는 간결한 대신 조명으로 화려함을 대신한다.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 백미인 발코니 신 만큼은 로맨틱하게 꾸몄어도 좋았을 듯하다.

문근영은 2010년 연극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무대로 복귀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문근영을 연극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로미오를 단번에 매혹시킬 아름다운 줄리엣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내면의 감정 연기는 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로미오가 마신 독약을 보며 "독약을 마신 거야?"라고 해맑게 말하는 그의 연기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여자의 슬픔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영화 '동주'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꿰찬 박정민이 로미오 역을 맡았다. 능청스럽고 장난기 많은 청년과 줄리엣과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한 남자를 이질감 없이 오간다. 다만 특유의 시적인 대사를 관객에게 더 자연스럽게 전달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유모 서이숙과 로렌스 신부 손병호는 노련하게 극의 무게감을 잡는다. 자연스럽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남긴다. 김호영, 양승리, 김찬호, 김성철 등도 제 역할에 맞게 소화한다.

내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140분. 만7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샘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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