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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방시혁 "방탄소년단, '기적'도 '운'도 아닙니다"

기사입력 2016.11.18 07:15 / 기사수정 2016.11.17 22:12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올 한 해 가장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보이그룹과 가요 기획사를 묻는다면, 십중팔구 방탄소년단(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언급하지 않을까. 방탄소년단은 지난 달 10일 발표한 정규 2집 'WINGS'를 통해 음원과 음반, 유튜브, 아이튠즈 차트 등에서 두루 호성적과 호평을 거둬들였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교두보를 아주 잘 마련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호성적 중심에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이 있다. god 'Friday Night',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2AM '죽어도 못 보내' 등 시대를 풍미한 히트곡 프로듀서였던 그는 본격 제작자의 길로 들어선 뒤 방탄소년단이라는 걸출한 보이그룹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니면 좀처럼 성공하기 어려운 가요계에서, 빅히트 첫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내놓은 결과는 분명 고무적이다. 

이와 관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방탄소년단 기획 비하인드 스토리와 오랜 기간 가요계에 몸담으며 느꼈던 변화, 프로듀서로서 최종적인 목표와 꿈을 밝혔다. 다음은 방시혁과의 일문일답. 

◈방탄소년단이 '피 땀 눈물'로 좋은 성과를 거둬들였다.
-정규 2집 ‘윙스(WINGS)’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결과가 결코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멤버들은 한 걸음 한 걸음 부단히 걸어왔고, 꾸준한 성장의 결과가 이제야 서서히 대중에게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계속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고,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처음 방탄소년단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리더 랩몬스터다. 랩몬스터의 랩을 보고 힙합 그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했고, 지금의 멤버들을 모았다. 더 나아가 이 그룹은 단순히 힙합하는 아이돌이 아닌, 멤버들 스스로가 본인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꾸준히 방탄소년단의 음반에 반영돼 왔으며 지금도 변함이 없다. 또 작곡과 작사는 물론, 프로듀싱과 무대 연출까지 본인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그룹이 됐으면 했다. 이는 서서히 이뤄가는 중이다.

◈멤버 캐스팅 당시 방시혁만의 철학, 혹은 소신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기 전 아이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팀의 가능성을 믿고 본인의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의 노력을 다해준다면 프로듀서로서 반드시 인정받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고. 멤버들은 내가 했던 그 약속을 믿었고 나 역시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건 그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잊지 않을 나름대로의 소신이다.

◈뻔한 질문이지만, 방탄소년단의 국내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적인 이야기를 표현했다는 점이다. 흔한 사랑노래가 아니라, 성장하면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고민들과 청춘으로서의 불안함을 방탄소년단만의 목소리로 풀어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또 덧붙이자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멤버들이 보여주는 친근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또 다른 이유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 방탄소년단의 팬덤이 기획 당시 타깃층과도 일치한다고 봐야 하는가.
-앞서 말한 것처럼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SNS를 활용한 것도 또래 팬들과 소통하기 위함이었다.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을 두고 '중소의 기적'이라 말한다. 이 말, 좋은가, 불편한가.
-좋다, 불편하다라는 감정을 느낄 만큼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데뷔 당시 매출규모나 회사 직원 수를 생각하면 ‘중소’라는 말은 객관적으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적'이란 표현은 듣기엔 좋지만 많은 이들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말로 들린다. 방탄소년단 역시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해야겠지만 기획사 규모에 상관 없이 계속해서 좋은 밴드들이 데뷔하고 방탄소년단 이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순간의 가치를 ‘기적’ 이라는 표현으로 제한하고 싶지 않다.

◈방탄소년단 하면 하나의 콘셉트로 두세가지 음악을 내놓는 '연작 시리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연작 기획의 배경은 무엇이었나.
-연작 기획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한 장의 앨범만으로는 방탄소년단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낼 수 없었기 때문. 10대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꿈, 행복, 사랑이 그들에게는 하나의 앨범에 담길 만큼의 간단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 3부작을 기획했고, 또한 청춘의 아름다움과 불안, 방황도 단편적인 서술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 개개인의 삶도 하나의 단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 않은가.

◈방탄소년단의 콘셉트에는 만화·소설적인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대표 프로듀서의 취향이 반영된 것인가. 
-개인적으로 순정만화와 로맨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콘셉트에 내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시킨 것은 아니다. 회사의 직원들이 거듭되는 고민 끝에 기획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 기획한 콘셉트를 멤버들도 잘 이해하고 표현한 덕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XP인터뷰②]에서 계속)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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