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허정도는 'W' 종영 후 대학로에서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지루한 일을 못 참아요. 너무 드라마나 영화만 하면 연극이 하고 싶어지고 연극만 하면 또 다른 걸 하고 싶어지거든요."
허정도는 2006년 연극 '성가족'으로 데뷔한 뒤 '풍문으로 들었소', ‘미세스 캅1’, '기억' 등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했다. 최근 영화 '범죄의 여왕'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심은경 주연의 영화 '걷기왕'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 영화, 연극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데뷔 전 이력이 독특하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교원자격증을 취득했고 학원 강사, 과외 선생님으로도 일했다.
"한예종 연기과 대학원을 다닐 때 사고력 학원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생각하고 글 쓰고 말하는 법을 가르쳤어요. 그때 아이들이 커서 고등학생이 됐는데 영어 과외도 했죠. 고1 때 남학생 둘과 오래 과외 했는데 한 명은 철학을 부전공하고 한 명은 연극을 연출하고 있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있어요."
그랬던 그를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한 건 우연히 보게 된 연극배우 모집 포스터였다. 예정에 없이 배우가 됐지만, 연기는 어느덧 그의 삶에 녹아들었다.
"선생님 자격증도 있었지만, 이게 내 길이라는 느낌이 안 왔어요. 사명감도 있어야 하고 힘들고 중요한 일인데 자격이 없는 것 같았죠. 일이 좀 더 재밌었으면 했어요. 졸업하고 군대에 늦게 가서 1년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배우 모집 포스터를 보게 됐어요. '해볼까?'했더니 여자친구가 해보라고 했죠. 인생을 바꾸는 만남이었어요."
운명처럼 배우가 된 그는 연기가 말도 안 되게 재밌었단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며 끈을 놓지 않았다.
"왜 재미있었냐고요? 설명을 못 하겠어요. 제가 해본 것 중에 가장 재밌더라고요. 뒤통수를 맞은 그런 경험, 슈퍼 사이다 같이 시원한 뭔가가 있었어요. 연기가 아니면 쭈뼛쭈뼛하고 사진 찍는 것도 힘들어하고 긴장도 하고 그러는데 연기는 다르더라고요. 참 재밌었어요."
공부보다 연기하기 잘했다는 허정도의 프로필에는 출신 학교가 적혀있지 않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연기로만 화제되는 배우가 되길 바라는 그다.
"사실 애매한 게 고3 때 이후로 공부를 안 했어요. 철학공부 했다고 하면 동기들이 화를 낼 거예요. 연기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극단별로 워크숍 같은 것도 해보고 공연도 하면서 더 절실해졌어요."
남들보다 늦게 연기를 시작한 편이다. 그러나 남다른 내공으로 빛을 보고 있다. 그의 목표는 진실하고 매력적인 배우이자 사람이 되는 것이다. 허정도는 "어떤 순간에도 진실하고 매력적인 배우,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람으로서는 후배들에게 후지지 않은 선배라는 얘길 들었으면 해요. 후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후배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보단 보듬어주고 잘 들어주는 따뜻한 선배이길 바라요.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대중이) 저를 극 중의 배우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50세로 나오면 50세로 보고 30세로 나와도 30세로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BH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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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