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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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5.9세' 확 어려진 로페테기호 무적함대

기사입력 2016.09.02 12:18 / 기사수정 2016.09.02 12:23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드디어 훌렌 로페테기(50) 신임 감독의 스페인이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2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보두앵 국왕 경기장에서 열린 국가 간 친선경기에서 스페인이 벨기에에 2-0 승리를 거뒀다. 로페테기는 스페인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 가진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은 지난 2008년 7월부터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휘봉을 잡아온 비센테 델 보스케(65)가 사임 의사를 표한 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고심했다.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감독들은 호아킨 카파로스(60)와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61)였다. 이들은 여태껏 맡아온 팀 수를 계산하려면 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경력이 풍부한 감독들이었다.
 
막상 부임한 사람은 성인 팀이라고는 라요 바예카노와 레알 마드리드 B팀인 카스티야, FC포르투를 지도해본 것이 전부인 로페테기였다. 당시 라요는 스페인 2부 리그, 카스티야는 3부 리그 소속이었기에 사실상 큰물에서 놀아본 경험은 포르투가 유일했다. 때문에 스페인이라는 강팀의 수장이 되기에는 일천한 이력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로페테기에게는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지도해봤다는 장점이 있었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는 2003년 잠시 코치로 재직한 바 있다. 2010년에서 5년간은 U-19부터 U-21에 이르기까지 유소년 선수들을 이끌고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 덕분에 로페테기는 스페인 대표팀으로 뽑힐 수 있는 젊은 선수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로페테기가 대표팀의 선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보수적인 선수기용으로 비판을 받았던 전임 감독 델 보스케와 달리 로페테기의 결단은 단호했다. 우선 팀의 주장이던 이케르 카시야스(35, FC포르투)를 소집하지 않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2, 바르셀로나), 후안프란(3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30줄에 접어든 선수들 역시 과감히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이니에스타는 부상에서 거의 회복했음에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대표팀에 남은 30대 선수들은 2옵션 골키퍼 페페 레이나(34, 나폴리),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세르히오 라모스(30, 레알 마드리드), 녹슬지 않은 기량의 다비드 실바(30, 맨체스터 시티) 단 3명에 불과하다.
 
이번 경기에 나선 선수들을 살펴보면 로페테기가 스페인 대표팀의 평균 나이를 얼마나 낮췄는지 알 수 있다. 벨기에를 상대로 출전한 선수 총 17명의 평균 연령은 약 25.9세다. 이는 스페인의 유로2016 마지막 경기였던 이탈리아와 16강전에 나선 14명의 선수들이 평균 28.5세였던 점을 감안할 때 한층 젊어진 것이다. 로페테기는 선수단의 급격한 변화에도 압도적 우세 끝에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순탄한 출발을 알렸다.
 
벨기에전에서 공격의 첨병은 실바였다. 이전까지 이니에스타가 경기 운영에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어 크게 돋보이지 않았던 실바는 이번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다. 반대 측면의 비톨로(26, 세비야) 또한 쉬지 않고 공격 기회를 노리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다니 카르바할(24, 레알 마드리드)는 소속팀에서의 폼을 이어갔고 교체출전이 잦았던 코케(2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티아고 알칸타라(25, 바이에른 뮌헨)는 선발로 나와 합격점을 받았다. 사울 니게스(2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 경기서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로페테기의 스페인은 이제 첫 걸음마를 내딛었을 뿐이다. 한 경기만을 보고 성패를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 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변화의 칼날을 꺼내들었음에도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마쳤다는 점은 큰 의미를 가진다. 여지를 만들어뒀기에 언제든 새로운 얼굴이 대표팀을 찾을 수 있다. 출발부터 청신호가 켜진 로페테기의 세대교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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