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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엄격한 미국법' 강정호, 반론이냐 변론이냐

기사입력 2016.07.07 06:00 / 기사수정 2016.07.06 22:5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일어나지 않길 바란 일이 일어났다. 미국 언론도 발칵 뒤집어졌다. 강정호(29,피츠버그)가 가장 큰 위기에 놓인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강정호가 성폭행 혐의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6일(이하 한국시각). 한국 기준으로 이른 아침에 미국에서부터 전해진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시카고 경찰은 이날 대변인인 앤서니 구글리엘미를 통해 사건 내역을 밝혔다. 지난달 18일 시카고 노스 미시간에 위치한 웨스틴 호텔에서 사건이 발생했고, 강정호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인 '범블'을 통해 만난 23세 여성을 원정 숙소이기도 한 웨스틴 호텔 내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이 여성은 강정호가 건넨 술을 마시고 15~20분 후 정신을 잃었으며, 정신이 혼미한 사이 강정호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여성은 이틀 후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에서 성폭행 여부 검사를 받았고, 병원이 시카고 경찰 측에 검사 자료를 넘겼다. 시카고 경찰은 아직까지 증거나 자료, 증인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언론에 노출하지 않았다. 또 해당 여성도 나이가 23세라는 것 외에는 인종, 국적, 거주지 등 신변을 알리지 않았다. 

이 모든게 거짓이 아니라면, 해당 여성과 강정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할 몇가지 쟁점이 있다. 실제로 성행위를 했고, 또 그 행위가 강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첫번째 쟁점이다. 성인 남녀가 합의 하에 관계를 갖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한쪽이 강제로 상대를 범하는 것은 '폭력'에 해당한다. 여성이 스스로 호텔방까지 찾아갔다고 해도 성행위에 있어 거절 의사를 밝혔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성폭행 혐의가 성립된다. 

최대 쟁점은 또 하나 있다. 이 여성은 "강정호가 권한 술을 마시고 곧 정신을 잃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내에서도 정신이 몽롱했다"고 주장했다. 술에 무언가 외부 물질이 섞여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다. 시카고 경찰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여성의 의심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혐의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시카고 경찰은 "강정호의 성폭행 혐의는 매우 심각한 문제고, 피츠버그 구단에도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통보했다. 다만 이번에 이뤄질 엄격한 조사와 관련해 누구를 소환했고, 앞으로 누구를 심문할지는 밝힐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한국의 경우 유독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솜방망이'라는 비난을 자주 들을만큼 엄격하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몇배 더 엄격하다. 특수 강간의 경우 30년 이상 징역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공교롭게도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지난해부터 가정폭력, 성폭력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장외 범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더욱 까다롭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여성 폭력 혐의를 받은 헥터 올리베라는 82경기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고, 아내 폭행 혐의였던 호세 레이예스는 52경기 출장 정지, 동거녀 폭행 혐의를 받은 아롤디스 채프먼은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각각 받았다. 이중 레이예스는 콜로라도에서 곧바로 방출됐다. 

이제 강정호가 어떤 주장을 펼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여성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면 깨끗한 무혐의가 될 수 있고, 일부만 거짓으로 판명되더라도 상황은 반전된다. 강정호와 그의 에이전시는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현지 기자들의 질문 공세와 '변호사를 선임할 예정이냐'는 물음에도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다만 강정호가 해당 여성과 합의를 하거나,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혐의가 날 경우에도 메이저리그, 구단 차원의 징계는 있을 수 있다. 적게는 30경기 정도의 출장 정지가 예상된다. 그리고 정말 최악의 상황에는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것들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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