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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어디서 '로코' 냄새 안나요?"…주말안방에 부는 로코 바람

기사입력 2016.06.29 10:45 / 기사수정 2016.06.29 10:47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주애 기자] 주말 안방극장이 '로코'로 물들고 있다.

그간 주말드라마는 막장 혹은 가족극으로 정의됐다. '한국 주말드라마의 특징'이 인터넷 유머글로 떠돌아다닐 만큼 비슷한 패턴을 반복해온 것이 사실이다. 불륜, 사기, 살인 등 자극적인 사건의 연속이 한 드라마 안에서 일어나는가 하면, 대가족이 등장해 고부갈등부터 한 가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일을 세대별로 보여주는 형태의 드라마가 대부분이었던 것. 이런 쉬운 구조에 주말드라마는 어른들만 보는 드라마라는 편견마저 양산했다.

그런 주말드라마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달달하고 상큼한 로맨스가 주말드라마에 찾아왔다.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서사에, 매주 여심을 저격하는 대사와 장면이 주중드라마가 아닌 주말드라마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의 주말마저 달콤한 로맨스에 빠뜨린 주말드라마 로코 커플들을 만나보자.

▲ KBS 2TV '아이가 다섯' 처음 보는 재혼 로맨스, 안재욱♥소유진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의 이상태(안재욱 분)와 안미정(소유진)은 각각 아이 둘과 셋을 키우는 '돌싱'이다. 사별과 이혼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둘의 관계는 같은 회사의 팀장과 대리다. 언뜻 보기엔 재벌 로코에 자주 등장하는 '실장님'같다. 

하지만 이상태를 로코남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직업적인 면모만은 아니다. 이상태는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따뜻하고 이성적인 완벽남이지만 안미정과 관련된 일에서만큼은 감정적으로 돌변하여 화도 낼 줄 아는 반전 매력남이다. 전 남편의 외도로 아이 셋을 돌보며 일과 육아 두 가지를 모두 소화하는 '슈퍼맘'이 되어야 했던 안미정도 이상태 앞에서만은 다시 한번 사랑을 꿈꾸는 그냥 여자가 된다.

두 번째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그래서 더욱 설레는 이상태와 안미정의 재혼 로맨스에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양육권 문제, 고부 갈등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커플의 사랑을 방해하고 있지만 이 둘은 사랑으로 이겨내가고 있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재혼에 성공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그리고 둘은 누구보다 이 것을 잘 안다. 그렇기에 앞으로 이 커플이 펼쳐갈 결혼생활은 어떤 로맨스로 채워질 지 더욱 기대된다.


▲ KBS 2TV '아이가 다섯' 철벽녀와 직진남, 성훈♥신혜선

'아이가 다섯'을 더욱 '로코'스럽게 만들어주는 커플이 있다. 바로 로맨틱한 직진남 김상민(성훈)과 이연태(신혜선) 커플이다. 김상민은 여태 로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 그러하듯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KPGA 상금랭킹 1위라는 '넘사벽' 능력도 보유했다.

이런 김상민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건 김상민의 이연태를 향한 직진 로맨스다. 극 중 이연태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7년간 짝사랑해 온 친구에게도 한마디 말 못하는 철벽녀 중의 철벽녀다. 심지어 그 친구인 김태민(안우연)마저도 자신을 좋아했지만 이를 깨닫지 못한 눈치 제로의 인물이다. 이런 연태에게 상민은 먼저 친구로 자연스럽게 다가서더니, 그 이후로 쭉 돌직구 직진 로맨스를 날리고 있다.

본격적인 사랑을 시작한 뒤로는 연태도 상민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퍼붓고 있다. 커플 동호회 모임에서 "제가 더 좋아해서 먼저 고백했다"고 마음을 드러내는가 하면,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는 상민에게 "정말 그냥 갈 거예요?"라고 물어 첫키스를 유도하기도 한다. '꽃길'만 걸을 것 같은 이들의 연애에도 하나의 장애물은 있다. 바로 연태가 7년간 짝사랑한 남자가 상민의 동생 태민이라는 것.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풀려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아이가 다섯'에서 나타나는 로코 분위기는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부터 예견된 것이다. '아이가 다섯'의 작가는 정현정으로, 로코의 정석이라 불리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연애의 발견'을 집필했다. '아이가 다섯'에는 이상태와 안미정, 이연태와 김상민 커플 외에도 이호태(심형탁)와 모순영(심이영), 장진주(임수향)와 김태민 커플의 로맨스가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무겁고 자극적인 소재가 없어도 흥미진진한 네 커플의 로맨스가 매 주말을 기다리게 만든다.

▲ SBS '미녀 공심이' 뻔하지만 끌리는 클리셰 커플, 남궁민♥민아

그런가 하면 SBS 주말드라마엔 철벽남 안단태(남궁민)에게 직진 중인 공심(민아)이 있다.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쓴 공심은 언뜻 로코의 여주인공처럼 보이진 않는다. 이제까지 수많은 로코 드라마가 평범녀와 완벽남의 로맨스를 그려왔지만 공심이만큼 충실히 재연해낸 여배우는 없었다. 원형탈모를 겪고 있는 취업 준비생, 일터의 갑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공심이는 그래서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안단태는 로코의 클리셰를 끼얹은 남주인공의 면모를 보인다. 훈훈한 외모와 훌륭한 인품, 그리고 든든한 출생 배경까지 갖췄다. 어떤 로코에 떨어뜨려놔도 잘 어울릴만한 캐릭터다. 이에 더해 안단태는 모두가 구박하고 막 대하는 공심이를 가장 존중해주고, 믿어준다. 언제나 사랑에 목마른 공심이는 안단태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공심이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다. 시청자들은 나와 닮은 공심이가 행복을 향해 달리는 그 모습을 자연스레 응원하게 된다.

어렵고 답답한 현실에서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판타지다. 그래서 힘든 일상생활에 지친 시청자들이 무겁고 어려운 드라마를 피해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로코를 찾는 것은 아닐까. '미녀 공심이'를 집필해온 이희명은 '명랑소녀 성공기', '옥탑방 왕세자' 등 비슷한 류의 로맨틱 코미디를 성공시켜온 작가이기에 앞으로의 안단태와 공심이가 보여줄 로맨스도 믿고 기대하게 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SBS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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