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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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최용수 "ACL서 서울 상대? 생각하기 싫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6.06.22 22:1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FC서울의 최용수(43) 감독은 마지막까지 서울맨이었다. 

최 감독은 22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무궁화와의 2016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끝으로 서울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최 감독은 최근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과 연 35억원 가량의 파격적인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최 감독에게 관심을 보여온 장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통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따라 이날 경기는 최 감독의 서울 사령탑 고별전이었다. 마지막 선물로 FA컵 8강 티켓을 안기겠다던 최 감독은 윤주태의 멀티골에 힘입어 안산을 2-1로 제압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경기를 마치고 구단이 준비한 고별식서 마이크를 잡은 최 감독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것이 없다. 팬들의 애정 속에 젊은 청춘을 서울에 다 바쳤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다음은 최용수 감독 고별 기자회견 일문일답.

- 고별전을 마친 소감은.


"그동안 이기고 진 것에 대한 표현을 하기 어려웠는데 오늘은 가슴에 와닿는 경기를 한 것 같다. 홈팬들과 선수들이 내게 가장 큰 선물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돼 선수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 고별식에서 팬들의 응원이 대단했다. 기분은.

"팬들의 애정을 다시 확인했다. 한동안 힘들었는데 팬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만감이 교차한 순간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포항-성남전이 생각나더라.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마음은 슬펐다."

- 마지막 경기를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는데.

"선수로 1994년에 입단해 첫 월급이 110만원이었다. 이후 서울에 청춘을 바쳤다. 나는 부족했지만 좋은 선수를 만났고 굴곡도 있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구리(팀훈련장)로 이동할 것 같다. 나보다 더 뛰어난 분이 후임으로 오시니 떠나는 마음은 가볍다."

- 잠시만 이별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중국행을 선택했지만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따라 살아남을 수 있다. 항상 마음속에는 서울의 애정이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미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서울 출신 지도자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겠다."

- K리그의 발전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연맹에서 K리그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팬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하기 어렵다. 팬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게 축구계 종사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 후임 감독이 풀어줬으면 하는 과제가 있다면.

"후임은 한국 축구팬이 모두 인정하는 분이다. 낯선 분위기일텐데 소통으로 통해서 풀어가셨으면 한다. 지금보다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더 좋은 팀이 될 것으로 본다."

- ACL에서 서울과 만나는 상상을 해봤는지.

"그건 최악이다. 중국에서 일하지만 한국 사람인데 서울과 경기하게 되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다. 그래도 내가 맡고 있는 팀의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 장쑤의 핵심은 브라질 3인방인데 활용법이 있다면.

"톱클래스 선수들이다. 짧은 시간에 신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말이 아닌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브라질 선수들은 반듯한 친구들이다. 선수시절부터 브라질 선수들을 많이 접했는데 오픈마이드 속에 바른 성격들이다. 값비싼 선수들인데 과감하게 할 생각이다. 말을 듣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다." 

- 5년간 서울을 이끌면서 좋았던 기억과 안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

"슈퍼매치를 이겼을 때마다 표정 관리를 하기 힘들 만큼 기분이 좋았다. 올해 ACL 16강 우라와 레즈전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무래도 슈퍼매치를 패하고 1시간40분 동안 버스에 갇혔을 때 앞이 컴컴한 것을 느꼈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 ACL 정상에 대한 열망이 컸는데.

"2013년 ACL 준우승을 하면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내가 없더라도 선수들은 ACL 우승에 배고픔이 있다. 아시아 정상을 향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 그동안 카리스마로 개성 강한 선수들을 다뤄왔는데 장쑤에서는 어떨지. 

"데얀, 아드리아노와 같은 개성 강한 선수들은 콘트롤하기 어렵다. 하지만 끈끈한 믿음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 중국에서는 걸림돌이 되겠지만 내가 급하게 덤비기 보다 중국축구의 정서부터 확인해 접근하겠다. 낯선 곳이라 급하게 가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 다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내 성격은 버리지 못할 것 같다."

- 후임 선임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황선홍 감독 선임 배경에 내가 개입한 것은 없다. 단장님께서 짧은 시간에 현명한 선택을 했다. 서울이 2016년에 업적을 남긴다면 나보다 황 감독님의 몫이다. 황 감독과 질긴 인연이 이어지는데 훗날 그것가지고 또 많은 말을 할 것 같다. 인수인계에 최대한 도움을 줄 생각이다. 선수 구성까지 내가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 그동안 모습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좋은 선수들을 만났을 뿐 나는 완성체가 아니다. 조금 더 기량을 올려야 한다. 서울이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이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내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이 자세는 변함이 없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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