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저만의 야구 스타일을 만들고 싶어요." 두산 베어스의 박건우(26)가 공격형 1번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박건우는 지난 16일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5회 2루타를 친 박건우는 6회 홈런, 8회 안타 그리고 9회 3루타를 날리면서 KBO리그 통산 20번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 선수로서는 임형석(1992년), 이종욱(2009년), 오재원(2014년)에 이어 네 번째다.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대기록에 "운이 좋았다"며 얼떨떨해 했다.
그러나 박건우의 '사이클링 히트'는 어느정도 예견된 기록이기도 했다. 사이클링 히트의 조건인 장타력과 빠른 발을 갖춘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건우는 가장 많은 타석이 돌아오는 1번 타자 자리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5월 시작과 함께 팀의 리드오프로 경기에 나서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 완벽하게 적응했다.
대부분의 1번 타자들은 많은 볼을 보고, 출루를 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박건우는 올 시즌 58경기에서 15개 밖에 골라내지 못했다. 반면 그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타격을 앞세워 팀에 기여를 하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5푼6리 5홈런을 때려낸 박건우는 6월 12경기에서도 타율 3할5푼6리 2홈런으로 순항을 거듭했다.
장타력도 무시 못한다. 박건우는 올 시즌 장타율이 0.560으로 이 부문 전체 11위에 올라있다. 1위부터 10위까지 각 팀의 중심 타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박건우의 '공격 본능'은 더욱 빛난다.
박건우는 "1번 타자로서 크게 부담을 느끼는 것은 없다. 1회에만 1번타자고 나중에는 다른 타순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단지 다르다면 남들보다 타석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리드오프로 두산의 주전 선수로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는 "아직 전반기도 안 끝났다.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워낙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아프지 않고 끝까지 하고 싶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평소 공격적인 스윙을 강조하는 김태형 감독 역시 박건우를 향해 적극적인 스윙을 장려하고 있다. 박건우는 “내가 타격이 안 맞으면 '왜 너 다운 스윙을 하지 않고 멈칫 거리냐'고 이야기해주신다. 어제(15일)에도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으니까 감독님께서 몇 가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이후로 잘 맞아서 신기하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나만의 야구를 하고 싶다. 소심한 타격은 싫다. 적극적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