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인터뷰②] '워킹맘' 박건형 "육아, 엄마·아빠만의 얘기 아냐"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배우 박건형이 ‘육아대디’가 됐다. ‘육아’라는 흔하지 않은 소재를 다룬 MBC 새 일일드라마 ‘워킹맘 육아대디’를 통해서다.

박건형은 9일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에서 진행된 촬영장에서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촬영에 몰입했다. 3년 만에 안방에 복귀, ‘육아하는 남자’로 변신한 박건형은 “나와 비슷한 면이 많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뮤지컬, 연극, 영화, TV 등 여러 매체 다양하게 경험하다 보니 새로운 역할을 찾게 됐어요. ‘워킹맘 육아대디’의 대본을 보는 순간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캐릭터를) 자신처럼 연기하는 게 참 어려운데 재민이 처한 육아와 일에 대한 상황이 제 생활과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해요.”

‘워킹맘 육아대디’는 공감 드라마를 지향한다.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고된 일과 육아에 지친 우리네 엄마, 아빠의 애환을 담아낸다. 보통의 자극적인 일일드라마와 달리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반영한다.

박건형은 “잘 모르는 재벌가 이야기가 아닌 너무나 공감대가 가는 얘기다. 실제로 아이도 있다 보니 제가 처한 상황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말해주고 싶다. 집에서도 육아를 하는 만큼 현장에서도 더 일상답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이 맡은 김재민은 아내 바보에 딸바보다. 살림 솜씨는 부족하지만 둘째를 가진 아내 대신 육아휴직을 택하는 육아대디다. 2014년 결혼해 지난해 득남한 박건형 역시 캐릭터에 공감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 출연에도 아내의 의견이 반영됐다.

“와이프가 대본을 보다 현실은 더 심하다고, 굉장히 공감 간다고 해서 진전됐어요. 사실 남자가 여자의 고충을 안다는 건 불가능해요. 임신한 기분, 출산의 고통, 출산 후 여성에게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을 알 수가 없죠. 그래도 옆에서 신체적인 변화나 사회적으로 일하다 멈추는 것, 공백기 후 달라진 시각이나 강박감 등을 체감하고 있어요.”

극 중 부부 역으로 나오는 미소 역의 홍은희와는 첫 회부터 ‘현실 케미’를 빚어냈다. 홍은희는 친한 배우인 유준상의 아내이자 같은 소속사 식구다.

그는 “연관성이 많다. 형수님이기도 하고 같은 소속사이자 학교 동문이다. 둘 중에 한 명이 미혼이었다면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 말하지 않아도 아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워킹맘 육아대디'에 대한 자신감도 남다르다. 육아에 대한 책임이 개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임을 알려주고자 하는 드라마인 만큼 많은 시청자가 보길 바란단다. 박건형은 “8시 반쯤에 집에 들어오셨으면 좋겠다. 의무적으로 봐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2~30대, 그리고 40대까지 늦게 결혼하신 분들도 보시겠지만 육아라는 게 엄마, 아빠를 넘어 엄마의 아빠, 아빠의 엄마 등 연장선이잖아요.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분들이 속으로 하고 싶은 말들, 대신하기 어려웠던 말들을 원활하게 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