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도 즐겨라" KIA 유망주들 향한 조언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KIA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즐기면서 야구를 해도 될 것 같은데 왜 스스로 쫓길까요?" 최근 KIA 선수단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한 해설위원의 말이다.

KIA 타이거즈에는 유망주들이 많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부터 특히 야수들을 넓은 폭으로 고루 기용하고 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또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잠재력이 큰 선수들도 여럿이다. 

하지만 "스스로 쫓기는 것 같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좌절감에서 비롯된다. KIA가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딱딱한 팀은 아니다. 오히려 팀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좋다고 할 정도고, 김기태 감독은 연패 중이거나 크게 진 다음날 평소보다 더 많은 농담과 격려를 선수들에게 하는 편이다. 

결국 선수들 스스로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실패로 돌아왔을때 자기 자신을 경직되게 만드는 것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KIA에는 '똘끼'있는 선수가 오히려 필요하다. 그런 선수의 존재가 팀 전체의 분위기를 확 달아오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마디 보탰다.

누구보다 올 시즌을 열심히 준비한 김주형도 최근 실책과 타격 성적 때문인지 표정이 어둡다. KIA 코칭스태프도 "주형이가 웃음을 잃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지만 마냥 털어내기는 쉽지 않다. 어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공격이 안풀리면서 생각이 많아진 포수 백용환, 이홍구를 보는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도 같은 마음이다. 나카무라 코치는 "2년차 징크스라는게 있다. 보통은 투수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용환이와 홍구도 지금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2년차는 지난해 두사람이 1군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기 때문에 나온 계산이다.

"작년에는 두사람 모두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조금 보여준게 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복잡한 것 같다"는 나카무라 코치는 "지금은 소심하게 '코치님 저 어떤 훈련을 할까요?'라고 물어보면 안된다. 본인이 더 의욕적으로 나서서 '제가 이것을 하겠습니다'하고 포고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부진때문에 두사람의 생각이 많아진 것도 다른 사람들 눈에 다 읽힌다. 나카무라 코치는 "아이들이 자기가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표정이 어두우면, 나 뿐만 아니라 이 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된다. 웃으면서 더 즐기면서 야구를 해야한다. 물론 그것도 누가 알려줘서가 아니라 스스로 터득해야 좋다. 주목받는 두사람이니까 부담감도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심이 담긴 조언이다. 

성적표가 기준이라면 KIA는 분명 삐걱대고 있다. 기세가 오를듯 하면 다시 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경험이라 생각하면 간단해진다. 실패와 실수를 이겨냈을때 도전자를 기다리고 있는 그 다음 단계는 완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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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