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MBC 드라마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단골손님이 됐다.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제12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MBC 일일드라마 '내일도 승리'가 주의 조치를 받았다.
'내일도 승리'는 간장 종가의 가업을 잇기 위한 치열한 고군분투와 한승리의 성장기를 다룬다. 30일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 16.1%(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다. 고공행진 중인 시청률과 달리 시청자는 드라마에 적잖게 실망한 분위기다. '내일도 승리'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의견란은 드라마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개연성을 지적하는 의견, 막장드라마라는 의견으로 도배됐다.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도 움직였다. '내일도 승리'가 주의 조치를 받은 배경에는 지난 1월 방송된 내용 중 자신의 잘못으로 유산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전개, "죽어"라고 외치며 목을 조르는 장면이 있었다. 또 특정 업체명을 말하는 등 지나친 간접광고를 지적했다. 방심위는 윤리성, 수용수준, 간접광고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올해 MBC 드라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4번 상정됐다. 그 결과 '내 딸, 금사월'로 경고와 관계자 징계라는 법정제재를 받았고, '아름다운 당신'으로 주의를 받았다. '최고의 연인'은 다행히도 행정지도인 권고로 그쳤다. 다른 지상파 방송국의 경우, SBS는 '육룡이 나르샤'로 두 번, KBS 2TV가 '다 잘 될 거야' '천상의 약속'으로 두 번 부쳐졌다. MBC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시청자 민원도 받고 있다. 다른 지상파 방송국보다 MBC가 시청자 민원이 더 많기 때문에 MBC 드라마가 자주 부쳐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심의위원들도 MBC가 (심의위에) 자주 오르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MBC가 더 노력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결국 MBC가 방통심의위에 자주 불려가는 건 방통심의위가 아닌 시청자의 비판 때문이다.
결국, 방통심의위의 단골이 된 MBC에 필요한 조치는 자사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과거 MBC가 드라마 왕국으로 사랑을 받았던 건 단순히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아닌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 때문이다. 막장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내 딸, 금사월' 종영 후 '가화만사성'이 순항 중이지만 여전히 '내일도 승리'와 '최고의 연인' '아름다운 당신'은 본래의 기획의도를 벗어나 막장으로 얼룩지고 있다.
'내일도 승리' 기획을 맡은 MBC 드라마국의 최용원 CP는 방심위에 출석해 "시청자들이 지적하시는 부분을 잘 알고 있고, 회사 차원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의견 진술했다. 모두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드라마에 애정을 가진 시청자의 마음마저 우롱하진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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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