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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인천상륙작전' 나야 "가슴 뜨거워지는 연기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6.03.30 20:45 / 기사수정 2016.03.30 20:51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나야라는 이름은 모를 수 있지만, 이 대사는 기억의 저편에 강렬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비비크림 좀 줄래?" "ㅎ스킨 BB 말하는 거죠?" 

리암 니슨, 이정재, 이범수가 출연하고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액션신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화장품 CF, 여기에 등장하는 미모의 여성이 바로 배우 나야다. 나야는 '인천상륙작전'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출입하는 바의 가수 역할을 맡았다. 배우가 되기 위해 안락함이 보장된 홍콩에서의 활동을 정리했다는 당찬 배우, 나야를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나야 나, 나야입니다"라고 인사한 나야에게 이름이 특이하다고 하자 "본명은 이나경이에요. 홍콩에서 활동을 하면서 쓰기 시작한 이름이에요. 뜻은 정말 나야, 'It's Me' 라는 뜻이에요. 홍콩에서도 항상 자기소개를 이렇게 했었어요"라고 예명에 숨겨진 비밀을 공개했다.

나야는 홍콩에서 한국모델하면 나야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모델이었다. 홍콩 활동에 대해 묻자 상기된 얼굴로 "홍콩에 가자마자 일이 잘 풀렸어요. 홍콩에서는 C 카메라 회사 CF를 찍는다는 건 유명세를 보장하는 일이에요. 함께 찍은 남자배우도 홍콩의 국민스타였고요. C사 광고 이후 인지도가 높아져서 계약을 연장하고, 연장하고……. 그러다보니 1년간 활동하게 됐어요. 홍콩에서는 열발자국 걸어가면 제 얼굴이 나오고, TV틀면 나오고, 2층버스에도 제 얼굴이 있었어요. 정말 신기하고 신나는 경험이었어요"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나야에게 안락한 생활과 유명세보다 배우의 꿈이 더욱 소중했다. "한국에서는 오디션 기회가 세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는데 홍콩에서는 오디션을 하루에 세 번씩 보곤 했어요. 기회가 많다는게 제일 좋았죠. 홍콩에 계속 체류하면 한국에서 연기자가 되는 건 영영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델로서의 삶은 엄청 화려하고 호화로웠지만, 연기자가 꿈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국에 와서 처음부터 시작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먹고 한국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홍콩에서 쌓았던 것을 뒤로하고 한국에서 0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나야의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KBS 2TV '아이리스2' 이후 1년간 오디션을 못 봤어요. 그렇게 지내는 동안 중국 영화 '다이빙 드림'에서 여배우를 못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 제가 가겠다고 했어요. 매니저 없이 혼자 가서 오디션을 보고 두달간 촬영을 했어요. 그때는 무섭고 두렵다는 생각보다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중국에서 혼자 영화에 출연할 정도였다면 중국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건 고려해보지 않았냐고 물었다. 나야에게서 돌아온 대답을 듣고 그녀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한다고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뒤에 중국에 진출하는게 순서라고 생각했어요. 중국이 도피처가 아닌, 한중 양국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되는 게 나중에 배우 생활에도 좋지 않을까요?"

이후 기회에 목말라있던 나야를 찾아온 작품은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 이었다. 역할도 꽤나 비중있었다. 하지만 나야는 쟁쟁한 배우들 틈바구니에서 자신감을 잃었고, 이는 즉시 연기로 드러났다. 나야는 '트라이앵글'을 생각하면 정말 아쉽지만 돌이켜보면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갖고 내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기싸움에 눌린 거에요. 한 번의 기회가 얼마나 힘들게 오는지 아는데 그걸 놓쳐버린 것 같아서 자괴감에 빠졌어요. 좋은 역할인데 빛을 받지 못해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어느날 회식 자리에서 이범수 대표님이 '딴 사람은 몰라도 나는 널 지켜보고 있다. 끝까지 자신감 갖고 열심히 하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누군가 나를 봐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나더라구요. 여기서 인연이 돼 이범수 대표님의 새 소속사에 합류하게 된거죠."

작품 중간 중간 공백기가 힘들지는 않았을까. "홍콩에서 무작정 한국으로 왔을 때 분명히 기약없는 긴 터널이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하고 왔어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홍콩에서 다짐한 걸 생각해요. 한국에서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견딜 수 있다구요."

강단있게 말한 나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덧붙였다. "사실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아요. 매일 회사에 출근해서 연기 공부를 해요. 이범수 대표님이 직접 연기를 가르쳐주셨을 때는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또 가끔 승마도 배우고 댄스도 배워요. 이 모든 것들이 더 큰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이고, 나는 지금 도약하기 직전이다 생각하면 희망이 절로 생겨요."

나야가 이토록 간절하게 꿈꾸는 배우란 어떤 모습일까. "어릴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봤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났어요. 그 때부터 배우라는 꿈을 꿨어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기로서 한 사람에게 강한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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