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천, 조용운 기자] 다이아몬드는 날카롭지만 헐겁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는 신태용(4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다이아몬드의 유혹을 이겨냈다.
신 감독이 이번에도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25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 평가전을 통해 올림픽팀이 더블 볼라치를 공개했다.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통해 신 감독은 팔색조 전술을 자랑했다. 투톱과 원톱을 자유롭게 썼고 심지어 스리백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
기본 대형은 달라졌지만 꾸준하게 유지됐던 기조는 공격이었다. 주력 전술이던 4-4-2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올림픽팀은 늘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만 두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가능한 많은 선수를 공격지역에 몰아넣고 상대를 공략하기 위함이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올림픽팀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눈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일본과 결승전에서 2-0으로 앞서다 2-3으로 역전을 당하는 등 수비에 큰 불안감을 안기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수비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 리우올림픽까지 개선이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감독이 고민 끝에 다이아몬드를 내려놓았다. 올림픽 본선서 만날 수도 있는 아프리카 강호 알제리를 상대로 든든한 방어막을 택했다.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다툴 것이라던 이찬동(광주)와 박용우(서울)를 의외로 함께 활용하는 더블 볼란치를 택했다.
공격에서 수비로 돌아선 결정이었다. 신 감독은 알제리전을 마치고 "이찬동과 박용우 둘을 세워 얼마나 수비적으로 안정이 되는지 실험하고 싶었다"면서 "아무래도 세계 무대가 아시아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는 공격축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점이 있었다"고 이상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 공개한 더블 볼란치는 아직 미숙하긴 했으나 오랜만에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성향이 다른 이찬동과 박용우를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한 올림픽팀은 예선 때보다 한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수비 개선에 대한 희망을 안겼다. 신 감독도 경기를 마치고 "만족스럽다"고 두명의 조합에 합격점을 줬다.
여기에 새롭게 최후방을 책임진 김민재(연세대)의 역할도 컸다. 대학생 선수임에도 침착하게 경기를 펼치며 신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김민재는 그동안 올림픽팀을 지탱해주던 주장 연제민(수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신 감독은 "김민재가 100% 활약을 펼쳤다. 아직 대학 선수지만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투쟁심이 상당히 좋았고 열심히 하더라. 내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해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연제민에 대해서는 "수원에서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경기력이 올라온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지금은 어렵다"는 말로 김민재가 한 자리를 차지했음을 넌지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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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