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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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 "SBS로 옮긴 이유? 여긴 밥을 주더라고요"(인터뷰①)

기사입력 2016.03.03 14:24 / 기사수정 2016.03.03 14:21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개그맨 황현희의 의외의 행보에 놀란 이 많을 것이다. KBS 공채로 데뷔해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불편한 진실', '많이 컸네 황회장', '황현희 PD의 소비자고발', '남성인권보장위원회' 등 숱한 인기 코너의 중심에 선 그가 돌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적을 옮겼기 때문.
 
갑자기 적을 옮겨 새 시작한 이유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SBS는 KBS에서 SBS로 적을 옮긴 뒤 승승장구 중인 김병만이 황현희의 이적에 꽤 지대한 역할 했다고 강조했으니, 놀라울 수 밖에 없다. 덧붙이자면 SBS 이창태 예능본부장은 누구보다 '웃찾사'와 개그에 대한 사랑 남다른 인물이다. 뒷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다음은 황현희와 일문일답.
 
◆개그를 꽤 오래 쉬었다
-시사, 토론 등 다른 영역 도전을 준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했고, 나 역시 맞는 옷이라 느끼지 않았으며, 보는 분들도 낯설어했다. 개그맨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에서 실력을 더 쌓은 뒤 개그와 시사, 토론 등을 병행하고 싶다. 일단은 개그.

◆그런데 KBS가 아닌 SBS로 돌아왔다
내게 다시 개그를 제안한 건 김병만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SBS 예능본부 이창태 본부장을 만났는데, 개그를 향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걸 느꼈다. '웃찾사' 전용 극장을 세우는 어마어마한 투자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걸 보며, SBS 개그가 다시 폭발할 수 있다고 느꼈다. 내 마음을 움직인 건 SBS였다.

◆SBS가 개그맨 처우도 좋은 편이다
맞다.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개그 프로그램이 가장 먼저 결방한다. 대부분 5~6주 정도 방송이 사라지는데, 그럼 개그맨들도 자연히 출연료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SBS는 개그맨들에게 돈을 지급해주더라. 단순히 돈 줘서 좋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생활이 힘든 개그맨을 생각해 준다는 거다. 처우에 감동 받았다. 또 밥을 주더라고. 식대가 지원되더라. 이 내용 꼭 넣어달라. 내가 SBS로 옮긴 이유 중 하나는 밥을 주기 때문이라고. 하하.


◆KBS 개그와 SBS 개그를 모두 겪어보니 어떤가
-KBS의 경우엔 확실히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개그콘서트'는 원조 개그 프로그램이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기 때문이다. 개그를 선보일 때 '우린 될거야'라는 확신이 있다. 내 옆에 있던 선배들이 스타가 되는 걸 피부로 느껴왔으니까. 하지만 SBS는 아직 자신감이 많지 않다. 침체기가 있었기 때문인 듯 한데, 분명한 건 SBS 개그맨들 충분히 능력이 있다는 거다. '남자끼리'로 대표되는 인기 코너를 통해 개그맨들이 연예대상에서 상도 받으며 서서히 성장 중이다. 이 상승세가 내려가진 않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
-굳이 꼽아야 한다면 다양한 조합이 없다는 것? 같은 코너 하던 개그맨들끼리 다시 다른 코너를 짜더라. 그렇게 되면 '그 그림이 그 그림'이 되는 상황이 생긴다. 내 코너에 필요한 캐릭터가 있다면 그것과 가장 잘 맞는 개그맨에게 같이 하자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범죄의 재구성', '집중토론', '소비자고발', '많이 컸네 황회장', '남보원', '불편한 진실', '멘붕스쿨' 등을 통해 박영진 박성광 유민상 안영미 김준현 이광섭 김기리 최효정 김지민 등과 호흡을 맞췄고, 그들은 (스타) 반열에 올랐다. 내가 그 친구들을 잘 이끌어서 그들이 성공한 것 아니다. 내가 잘하는 친구들에게 먼저 코너를 제안해 함께 했던거다. 

◆새 코너 '덕후월드'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 '마니아', '덕후'에서 착안했다. 여기에 내 스타일의 개그를 녹였다. 임지연, 고장환, 김정환과 함께 하는데, 대학로 전용극장에서 공연을 보던 중 이 친구들을 보고 '덕후월드'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 먼저 제안했다.


◆그들은 어떤가
-임지연, 김정환도 제2의 김기리 김지민이 될 자질이 있다. 아주 눈여겨 보고 있다. 고장환의 재능은 말할 필요 없을 정도고.

◆'덕후월드'의 목표는
-후배들 캐릭터가 잘 되는 것. 내공있는 후배들에게 불을 붙여주고 싶다. 사실 내 코너들을 보면 나는 안 바뀌거든. 내 옆의 다른 사람들이 계속 바뀌지.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살려주고 싶다. 또 '웃찾사' 안착. 누군가가 '폭발력 있는 코너 할래? 아니면 그 코너 오래 할래?'라고 물으면 주저없이 후자를 선택하겠다. 난 오래 가는 프로그램이 좋다. '불편한 진실'로 날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도 그 코너를 가장 오래 했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SBS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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