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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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후예'②] '사전제작 드라마' 최고 성공신화 쓸까

기사입력 2016.03.03 13:00 / 기사수정 2016.03.03 12:2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방송 3회만에 시청률 20%대를 돌파했다. 사전제작 드라마에 드리운 우려를 기우로 만든 '태양의 후예'의 힘이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전국기준 23.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회차 방송분보다 7.9% 상승한 것으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쾌조의 출발이다. 같은 날 함께 시작 테이프를 끊은 SBS '돌아와요 아저씨'와는 이제 무려 4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최근 시종일관 위기설에 시달리며 구겨졌던 KBS 드라마의 자존심을 한 방에 회복해준 셈이다. 

'태양의 후예'는 회심의 일격을 위해 이미 준비된 비장의 카드였다. '로맨스 퀸' 김은숙 작가의 대본에 송중기와 송혜교라는 남녀 투톱을 앞세워 해외 로케이션까지 진행했다. 투입한 제작비만 총 130억여원, 총 350여명의 배우가 참여해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방점은 '사전 제작'에 찍혔다. 이미 제작발표회를 진행한 시점에는 모든 촬영이 끝나있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모든 장면을 촬영한 뒤 약간의 후반 작업만 남아있는 상태, 덕분에 '한중 동시 방영'이라는 전무후무한 시도도 가능했다.

하지만 성공이 보장된 건 아니었다. 최근 연이어 등장했던 사전제작 드라마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한 탓이다. 작품성과 해외시장을 동시에 잡으려는 최근 드라마시장의 트렌드가 사전제작 혹은 반(半)사전제작 드라마의 공급은 늘려왔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들했다.

이는 사전 제작 드라마의 구조적인 결함이다. 미리 촬영분량을 미리 확보해놓다 보니 시청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다. 제작진과 배우가 제대로 판단한다면 대박, 제대로 오판한다면 쪽박을 찰 수밖에 없는 셈이다. '로드 넘버원', '파라다이스 목장', '과거를 묻지 마세요', '비천무' 등의 흑역사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최근 반사전제작된 '치인트'가 대표적인 예다. 여자 주인공 홍설 역을 맡은 김고은은 캐스팅 논란에 홍역을 치렀다. 연기력으로 넘어선 뒤에는 이제 백인하 역의 이성경이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남자 주인공 유정 역의 박해진 역시 막판 분량 논란으로 뜨거운 감자였고, 열린 결말에는 '파리의 연인' 이후 최악의 결말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모두가 시청자들의 기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일이었다.

'태양의 후예'가 사전제작 드라마의 악몽을 끊어낼 수 있을까. 이제까지만 놓고 보면 답변은 당연히 '그렇다'다. 송중기-송혜교 커플과 진구-김지원 커플의 서로 다른 케미스트리, 이를 살리는 김은숙 작가의 기막힌 대사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영상미의 조합으로 벌써부터 '태후 폐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바른 예'로 남는 것도 머지 않은 셈이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KBS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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