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여러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가족 스릴러 시트콤처럼 가볍게 시작한 오락 드라마다. 진지하게 평가해줘 민망하다."
지난 16일 진행된 MBC 드라마 라인업 소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성수 MBC 드라마 국장이 한 말이다. 그러나 '가족 스릴러 시트콤'이란 단어로 '내 딸 금사월'을 둘러싼 막장 논란을 덮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부터 허무맹랑한 결말까지, '내 딸 금사월'은 ‘막장’ 꼬리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이었다.
28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도 뻔한 권선징악의 외에는 남은 것이 없었다. 혜상(박세영 분)은 살인미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감옥에 간 만후(손창민)는 면회를 온 득예(전인화)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진심으로 사죄했다.
5년 후 만후는 누추한 차림으로 구두닦이 일을 하고 있었다. 혜상은 '뭐든지 불러만 주세요'라는 전단지를 붙이는 신세가 됐다. 반면 민호(박상원)는 천비궁 수제자로 일에 열중했고 득예는 CEO상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게 된 득예는 사월(백진희)과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내 딸 금사월’은 화제작 '왔다 장보리'의 김순옥 작가와 백호민 PD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제2의 장보리란 말을 들었는데, ‘왔다 장보리’를 넘어서는 막장 전개로 질타를 받았다.
‘왔다 장보리’는 막장의 범주에 속하긴 했지만 중독성 넘치는 스토리가 돋보인 드라마였다. 권선징악으로 가기까지 김순옥 작가 특유의 밀고 당기는 전개가 긴장감있게 이어졌다. 덕분에 막장 드라마임에도 흥미로움을 안겼다.
‘내 딸 금사월’은 건축이라는 소재만 다를 뿐 선과 악의 대립, 부모세대부터 내려온 갈등, 출생의 비밀까지 ‘왔다 장보리’와 닮아있다. 하지만 ‘왔다 장보리’보다 더 답답한 여주인공의 행동, 우연의 남발, 허술한 전개로 결국 뻔한 권선징악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끝까지 죄를 뉘우치지 않다가 마지막회가 돼서야 반성하는 혜상(박세영)부터 매회 아버지 만후(손창민)에 대한 감정이 널뛰기하는 찬빈(윤현민), 결말에 다다르자 갑자기 득예를 걱정해 오열하는 만후까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가득했다.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혜상과 악행을 통해서라도 득예를 얻고자 했던 만후의 모습이 더 개연성있게 그려졌다면, 결말이 지금처럼 황당하게 다가오진 않았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여주인공 사월이었다. 이해되지 않는 고구마 면모로 답답함을 줬다. 득예가 만후 일가에 복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면서도 득예를 원망하고 분노를 쏟아내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사월이 득예와 힘을 합쳐 통쾌한 복수전을 펼치길 바랐지만 정작 사월이 한 일은 거의 없었다. '내 딸 주오월'이란 말이 나올만큼 주변인물인 오월(송하윤)이 더 돋보인 드라마였다.
황당한 전개와 달리 배우들의 연기는 진지했다. 주인공 전인화는 득예와 헤더신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다. 손창민은 악역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코믹한 느낌을 물씬 풍겨 재미를 줬다. 박원숙, 김희정 등 코믹군단의 감초 노릇도 빼놓을 수 없었다. 비록 ‘연민정’ 이유리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었지만, 박세영 역시 나름대로 뻔뻔한 악녀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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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