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방은 강력했다. 드라마 출연으로 다소 희미했던 배우 수식어를 혜리 앞에 자연스럽게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혜리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 있는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 디테일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혜리가 주목한 장면은 극 중 엄마(이일화 분)가 갱년기에 접어든 것을 담은 신이다. 성덕선(혜리)은 "엄마, 나가자"고 하면서 옷을 가지고 서둘러 나가게 된다. 혜리는 "옷을 찾아야 하는데, 내가 옷이 어디에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자연스러운 디테일을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극을 지탱한 혜리의 위상은 급격히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60억 소녀라고 칭할 정도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혜리는 "사실 광고를 많이 안 찍었다. 민망하다"고 웃은 뒤 "내가 대단한 것 같은데, 그 정도는 아니다"고 겸손해 했다.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며, 엄연히 주연급으로 올라섰을 법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혜리의 의견이다. 그는 "아직 내가 출연과 역할을 선택하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차기작 계획은 딱히 없지만, 일단 무서우면 무서운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재밌는 것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응답하라 1988'로 혜리는 철저한 준비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내실을 다지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단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인 MBC '진짜사나이' 이후 이번 드라마까지 명랑한 캐릭터가 고착화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혜리는 아직 팔팔하고, 이런 이미지를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장점으로 유지하면서도, 성숙의 열매를 맺으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풍기는 내향이 바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 다시 비상한 혜리 앞에는 달콤한 결과물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성장통을 딛고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날 혜리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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