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김선영은 아직도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떠나 보내지 못했다.
김선영은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응팔'은 내 기도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이다. '전원일기'처럼 좋은 드라마 하고 싶다고 기도했는데, 엄청난 화답을 주셨구나 싶다"고 말했다.
종영의 후유증은 상당했다. 너무 슬퍼서 쓸쓸하기까지 하다. 연예인과 헤어진 느낌은 그의 감정을 보여준다. 그는 "귀여운 진주(김설 분)를 진짜 딸처럼 대했다. 현장에 내 딸을 2번 데리고 왔는데, 진주와 절친한 친구가 됐다"고 밝혔다.
극 중 흥 많고 눈물 많은 김선영 역을 맡은 그는 고경표, 최무성과 가장 많이 호흡하며 분량을 소화했다. 누구보다 든든한 아들인 고경표에 대해서 그는 "진짜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잘 생기고, 착하고 말 잘 듣고, 다 키워놔서 돈도 다 벌어온다"고 전하며 웃었다.
무뚝뚝하지만 섬세하게 김선영을 보살핀 최무성의 존재감은 크다. 연기파 배우를 향한 김선영의 칭찬은 계속됐다. 김선영은 "최무성은 평소에는 잘 모르겠지만, 연기할 때 진짜 멋지다"고 미소를 지은 뒤 "평소에는 말이 없다. 그런데 연기만 하면 마술을 쓴다. 연기로 얼굴을 바꾸는 사람이다. 턱이 깎여서 (턱선이) 보일 정도다. '하다하다 얼굴까지 바꾸는구나'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쌍문동 골목에서 수다 삼매경에 빠졌던 이일화, 라미란과의 추억은 빼놓을 수 없다. 김선영은 "우린 정말 친하다. 푸켓 휴가에서 너무 우리끼리 돌아다녔나 생각할 정도로 가깝다"며 "이일화는 극 중에서 성동일에게 야단을 치는데, 사실 정말 부드럽고 천사와 같다. 라미란은 소리를 많이 지르는 모습이 많이 공개됐는데, 시크한 게 닮았을 뿐 실제로 평화주의자다"고 밝혔다.
촬영장에서 자신을 비롯한 연기자들을 잘 리드해준 신원호 PD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신 PD가 디테일하다고 정평이 나 있지만, 성동일, 라미란, 이일화, 최무성 등 어른들과 촬영을 진행하면 거의 내버려둘 정도로 신뢰했다고 한다. 그는 "사실 신 PD가 촬영과 편집 등 여러 업무 때문에 잠이 부족했을텐데, 짜증도 안 내고 계속 농담을 건네며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극의 토대를 마련한 이우정 작가는 많이 만날 수 없었다. 사전 인터뷰에서 두 번, 첫번째 대본 리딩에서 만났을 뿐, 촬영에 돌입한 뒤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동떨어져 있어도 흥행의 숨은 공신인 이 작가의 공헌에 감사했다. 김선영은 "촬영이 끝난 뒤 '좋은 작품과 사람들 만났는데 떠나보내서 아쉽고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는데, 이 작가가 내게 고생했다는 위로를 담은 장문의 편지가 왔다. 너무 좋아했지만 자주 못 본 사람이라 더욱 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응팔'의 전개에 큰 틀이었던 남편 찾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허나 정작 김선영은 무덤덤했다. "맡은 캐릭터인 김선영을 잘 따라가고자 했다. 사실 '어남류', '어남택'과 같은 상황을 잘 모른다. 남편 찾기에 관심을 둔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도 "결말보다 한 장면, 장면이 좋았다. '류혜영, 혜리, 안재홍, 류준열 등 젊은 친구들과 호흡을 더 맞췄으면…' 식의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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