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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애니메이터 "'굿 다이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 될 것" (인터뷰)

기사입력 2016.01.06 21:04 / 기사수정 2016.01.06 21:0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감독 피터 손)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의사에서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게 된, 독특한 이력의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서 의대를 마치고 인턴을 거쳐 레지던트 1년차로 일하던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2006년 픽사 입사에 성공했다.

입사 후에는 '라따뚜이', '업', '몬스터 대학교', '토이 스토리 3'에서 애니메이터로 활약했고, 지난 7월 개봉해 국내에서 49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물론, 전 세계적인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인사이드 아웃'에 참여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5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의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취재진과 만나 '굿 다이노'와 애니메이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직접 준비한 '굿 다이노'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짧게 프레젠테이션하며 영화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설명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터라는 것은 실사 영화에서 배우들이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된다. 만들어진 뼈대를 바탕으로 제가 그 캐릭터들을 가지고 시간 순서에 따라서 포즈를 만들고,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픽사에 취업해 인턴이 끝난 뒤 게임업체 블리자드에 들어가 '스타크래프트 2'를 만드는 데도 함께한 바 있다. 여러 방면에서의 경험이 그에게는 단단한 노하우들을 쌓는 계기가 됐다.

그는 "픽사도, 블리자드도 잘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어 블리자드의 액션은 실제 움직임과 비슷한 것이 대부분인데, 이에 반해 픽사는 그런 동작들도 있지만 스토리를 전달하는 액팅이 추가돼야 한다. 양쪽에서 배운 것들을 접목시켜서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이 나만의 강점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도 많이 배우고, 중간 중간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굿 다이노'를 작업하면서는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콘셉트라도 사람들이 믿게 만들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갖고 임했다. 영화 속 주인공인 공룡이 코로 농사를 짓고 불을 피우는 모습이 어색하게 보이지 않도록, 정교함에 특히 공을 들였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의사 출신이니 뼈 구조를 잘 알아서 도움이 됐겠다"는 취재진의 가벼운 질문에도 "동물의사는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해부학적인 구조가 있으니 그런 부분에서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유쾌하게 답하며 웃음 지었다.

이어 그는 "함께 작업을 한 피터 손 감독이 워낙 오픈마인드이고, 애니메이터들의 일에 대해 잘 이해했기에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은 점은 없었다. 하지만 뭐든지 제일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캐릭터와 익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은 아직도 힘든 것 같다"면서 "그래도 이런 것들을 무사히 끝내고 나면 그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계인 피터 손 감독은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맡은 작업에서 마지막 샷을 마친 후 모든 이들이 함께 하는 회의실에서 "축하한다"며 한국말로 "고맙다"고 얘기했다. 회의실 안에서 그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피터 손 감독과 김재형 애니메이터 단 둘 뿐이었다. 김재형 에니메이터는 이 순간을 잊지 못할 장면으로 손꼽기도 했다.


그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애니메이터를 선택했을 만큼, 애니메이션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절대 후회는 없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너무 늦게 시작한 게 후회가 된다. 인턴을 처음 시작했을 때 만으로 서른 세 살이었다. 함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스무 살이었는데, 심지어는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전 늦게 시작한 상황이니 많은 부분들 따라잡으려고 하는 상황이었고, 이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연스럽게 쌓여온 것이 많은 이들이니 그런 모습을 보면서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버텨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정말 재능 있는 친구들도 운이 없으면 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저도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떻게 할까'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운이 좋아서 이렇게까지 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 불안한 와중에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을 다시 한 번 전했다.

그는 '굿 다이노'의 관전 포인트로 "다른 픽사 영화들이 다 그랬듯이. 다양한 연령들이 볼만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극 중에서 아빠가 알로에게 하는 말들이 인상적이었데, 감정이입이 잘 되더라. '인사이드 아웃'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굿 다이노'도 아이들 뿐 만 아니라 같이 오는 부모님, 또 아이가 없는 성인들도 자기만의 포인트를 충분히 찾을 수 있을 작품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영화에 대한 아낌없는 기대를 당부했다.

'굿 다이노'는 겁쟁이 공룡 알로와 야생 꼬마 스팟의 놀라운 모험과 우정을 넘어선 교감을 그린 작품이다. 김재형 애니메이터 외에도 '업'의 오프닝으로 상영된 '구름 조금'으로 디즈니·픽사 감독 대열에 이름을 올렸고, 디즈니·픽사의 20주년 기념작이자 16번째 작품인 '굿 다이노'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데뷔한 피터 손 감독과 '트랜스포머', '업'의 성공을 이끈 드니스 림 프로듀서 등이 함께 했다, 1월 7일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호호호비치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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