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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하이' 박경수, 2015년보다 더 중요한 2016년

기사입력 2015.12.29 06:00 / 기사수정 2015.12.29 08:06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 올시즌 주전으로 올라선 kt 위즈 박경수(31)에게 2016시즌이 더 중요한 이유다.

2015시즌은 kt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신생팀으로서 1군 무대를 밟은 첫 해, 외인구단 같은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해 프로팀다운 구색을 갖췄다. 주전 자리에서 밀린 1군 선수들, 가능성만 보였던 2군 선수들, 아마추어의 티를 채 벗지 못한 신인선수들이 한데 모여 성장하면서 차츰 투타가 구성되고 팀이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kt의 성장 속, 박경수의 성장은 단연 눈에 띄었다. kt의 유니폼을 입은 뒤 타격이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LG에서부터 자신을 지겹게 따라다니던 '거포 유망주'의 꼬리표를 뗐다. 최다 경기출전(440경기), 최고 타율(2할8푼4리), 최다 타점(73점) 등 프로 통산 최고의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올해 누구보다도 '터졌다'는 표현이 잘 들어맞는 선수였다.

특히 장타에 확실히 눈을 떴다. 그간 10시즌을 LG에서 뛰면서 기록했던 최다 홈런은 2008-09년 각각 8개.  반면 올 시즌에는 22홈런을 때려내며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타격을 선보였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이었지만, 거포의 기준인 20홈런을 넘어섰다. '수원 거포'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처음 박경수의 재능을 알아본 조범현 감독에게조차도 "한 계단 올라섰다"는 평이 나왔다. 오랫동안 꽃봉오리로 머물렀지만, 결국 꽃을 피워냈다. 조 감독은 "야구하면서 가장 성숙해진 한 해였을 것이다. 새로운 야구에 대한 깊은 맛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반짝 활약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올라서는 것 만큼이나 유지하기가 힘든 게 1군 무대다. 조범현 감독은 "이제 타팀이 집중 마크를 해올 것이다. 내려가는 건 한 순간지만 다시 올라오는 건 쉽지 않다"며 "올해 20홈런을 기록한 만큼 타격 시 임팩트나 힘을 싣는 방법 등을 느꼈을 것이다. 그걸 잘 유지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투수들이 더 철저하게 약점을 공략해들어올 것은 자명하다. 올라선 자리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결국 실력으로 증명하는 방법 뿐이다. 팀내 고참급이지만 마무리 캠프에 합류한 이유 중 하나였다. 게다가 내년 시즌 주장 자리도 맡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의 구심점이 되는 일까지, 박경수의 더 큰 도전은 2016년 다시 시작된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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