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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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도리화가' 담백하게 그려낸 여류 소리꾼의 성장기

기사입력 2015.12.05 15:07 / 기사수정 2015.12.05 15:07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영화 '도리화가'(감독 이종필)가 지난 달 25일 개봉했다.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운명을 거슬러 소리의 꿈을 꿨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그녀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선 최초의 판소리학당인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 앞에 '소리가 하고 싶다'며 한 소녀, 진채선이 나타난다. 신재효는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다'며 진채선의 요청을 거절한다.

진채선은 남장까지 불사하며 소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겉으로는 진채선의 청을 거절했지만 그녀의 숨겨진 재능을 알아본 신재효는 결국 소리꾼들의 경연대회인 낙성연에 참가하기 위해 채선을 제자로 받아들인다.

영화는 진채선을 최고의 소리꾼으로 만들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가르치는 신재효와, 포기를 모르는 당찬 근성을 바탕으로 최초의 여류 소리꾼에 도전하는 진채선의 성장기를 잔잔하게 그려냈다.



실존 인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띈다.

류승룡은 조선 후기 판소리 여섯 마당을 집대성한 이론의 대가이자 조선 최초의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를 설립한 역사 속 실존 인물 신재효를 묵직하게 연기했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존재감을 발산해 온 류승룡은 스스로도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얘기했을 만큼 많은 대사나, 크게 내지르는 소리 없이도 잔잔한 파장과 여운이 남는 연기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축학개론'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수지는 순박한 소녀에서 강인한 여성 소리꾼으로 거듭나는 진채선이 성장하는 과정을 특유의 밝은 매력으로 소화해냈다.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 정의내리기는 어렵지만, 사제관계보다는 조금 더 특별한 두 사람의 호흡은 애틋한 눈빛 연기 등을 통해 스크린에 녹아난다.



판소리 명창 김세종을 연기한 송새벽, 동리정사의 문하생 용복 역의 안재홍, 칠성 역의 이동휘가 선보이는 맛깔 나는 연기는 극 속에 활기를 더하는 일등 공신이다. 흥선대원군으로 깜짝 출연한 김남길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서울 경복궁과 창덕궁을 비롯해 용인민속촌, 순천 남안읍성, 남한산성, 수원행궁, 취화선 세트 등 시대적 배경이 묻어 있는 곳들은 물론이고 전라북도 부안, 남원, 전라남도 순천, 경상북도 안동, 문경, 경상남도 합천, 충청남도 부여, 경기도 수원, 용인, 남양주, 서울에 이르기까지 1867년 당시의 배경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한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풍경도 '도리화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109분. 12세 이상 관람가.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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