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지난 2000년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루이스 피구는 FC바르셀로나 홈구장에서 치러진 엘 클라시코 더비에 나섰다 무수한 야유에 시달렸다. 급기야 바르셀로나 팬들은 피구를 향해 오물과 돼지머리를 투척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던 피구가 라이벌팀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것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가 한 데 섞인 격한 감정의 표현이었다.
15년이 흘러 이번 엘 클라시코도 피구만큼은 아니지만 못지않은 야유에 시달릴 이가 있다. 애증이 섞였던 피구와 달리 오로지 적대감이 담긴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야유가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를 향해 날아든다.
스페인 언론 '스포르트'는 "피케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과거 피구가 당했듯 똑같은 야유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특별한 환영'이라 칭했지만 상당한 야유임에 틀림없다.
현재 피케는 스페인 축구팬들로부터 큰 야유를 받고 있다. 카탈루냐 태생인 피케는 공공연하게 카탈루냐 지역의 독립을 지지하며 '반 스페인' 성향을 드러냈다.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향해 날이 선 비판과 조롱을 일삼아 마드리드 시민에게는 더욱 눈밖에 난 상황이다.
특히 피케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가 트레블을 달성하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겨냥해 도발했다. 피케는 호날두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하고도 화려한 생일파티를 열었고 그 자리에 참석했던 가수 이름을 거론하며 "고마워 케빈 롤단, 우리의 우승은 너의 도움에서 시작됐어"라고 말해 한바탕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급기야 지난 9월 스페인축구협회는 마드리드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A매치 장소를 알리칸테로 옮기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피케 케이스'라는 말로 마드리드 시민들의 피케를 향한 반감을 우려한 결정임을 암시했다.
엘 클라시코는 A매치와 다르다. 마드리드 팬들은 피케가 방문할 날만 기다렸고 아주 요란한 야유를 퍼부을 예정이다.
물론 피케는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피케는 "야유는 내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받는 야유는 바르셀로나 선수인 내겐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지금은 교향곡을 듣는 것과 같다"고 마드리드 팬들을 더 자극하는 말을 쏟아내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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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