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4:36
연예

박서준,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터뷰)

기사입력 2015.11.21 07:35 / 기사수정 2015.11.21 08:5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까칠하고 퉁명스럽지만 그 속에 다정함이 있는 지성준 부편집장의 모습이 아직 뇌리에서 채 가시지 않았다. 그런데 지부편의 옷을 벗고 인간 박서준으로 돌아온 그를 보니 매력이 또 다르다. 앞머리를 내린 채로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모습은 자못 친근하다.

박서준은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인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로맨틱한 남자주인공의 진수를 보여주며 첫 지상파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첫 공중파 주연이어서 부담도 많이 됐는데 다행히 잘 끝난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 끝나고 만족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동시에 이 다음 걱정도 많이 되지만, 성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많은 걸 배워서 다음 작품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녀는 예뻤다'를 본 사람이라면 츤데레 지부편에 빠지지 않고는 못 배겼을 터다. 독설을 내뱉다가도 허당스럽고, 칼 같이 냉정하지만 혜진(황정음)에게만은 그렇게 다정할 수 없다. 그런 성준 캐릭터를 박서준은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일관성 있게 잘 연기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일관성 있게 보여줄까. 독설을 하다가도 혜진인 줄 알았던 하리(고준희)에게 순애보를 펼치지는 모습을 잘 연결해 표현하는 게 숙제였어요. 독설을 할 때도 독설을 즐기는 사람인지, 필요에 의해 하는 사람인지, 그랬다면 왜 그랬는지 생각했어요. 성준이 독설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표현이 달라졌겠지만 저는 미묘한 떨림이나 어설픔을 표현 하고 싶었죠."

그는 굉장히 분석적이다. 인터뷰 동안 조목조목 자신의 연기관과 주관을 밝힌다. 실제로도 대사나 행동 하나 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단다. 남들이 보기엔 편하고 가벼운 로코 연기여도, 그에게는 많은 생각과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다. 

"작품을 처음 할 때는 대사마다 왜 인물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봤어요. 상대방이 어떻게 할 거라고 믿기 보다는 내가 생각했던 걸 다 해봐야 겠다고 여겼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가 지킬 것만 지키면 된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성준이가 왼손잡이니까 왼손만 쓰고 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게 필요했죠. 그런 점들을 지키다보면 캐릭터도 보이고 상황도 보이더라고요.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아요. 저만의 것을 만들면서 성장하는 과정에 놓여 있어요."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아서일까. 참 빠르게 성장한 듯하다. '드림하이2'(2012)로 데뷔, 시트콤 '패밀리'(2012),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2013), '마녀의 연애'(2014), '킬미힐미'(2015), 영화 '뷰티 인사이드'(2015), '악의 연대기'(2015), 그리고 '그녀는 예뻤다'(2015)까지 대세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쉽게 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하다면 오산이다. 대세가 되기까지 그에게도 인내의 시간이 있었다. 과거의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자리에 왔고, 그래서 소위 '떴음에도'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보이는 게 다인 걸 아니까 그 시선을 나쁘게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제게도 낙방하는 시간이 있었고 보조 출연, 재연 배우도 해봤어요. 그렇게 갈고 닦으면서 지금까지 왔어요. 저는 처음부터 큰 걸 바라지 않았어요. 내가 담을 수 있는 게 작은데 처음부터 크게 주어질 거라고 바라지도 않고 그렇게 되지도 않았죠. 다 도움이 됐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신인의 꼬리표를 떼고 대세로 자리매김한 박서준은 시종 연기에 대한 고심과 소신을 내비쳤다.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순수하게 연기하는 배우 박서준으로 남길 바랐다. 자신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괜히 성공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작품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어딜 가나 대우가 다른 걸 느낄 때가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특별해서 그런 게 아닌 단지 주목을 받는 직업이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제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남들의 시선이 그런 것 같아요. 특별했다면 평범함을 연기할 수 없겠죠.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주길 바랐거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연기를 시작한 건 아니에요. 가끔 누나 팬들이 편지에서 겸손함과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듣기 전에 제가 먼저 초심을 지켜내야될 것 같아요."

비교적 늦게 연기를 시작한 그는 어느덧 스물 아홉 살을 앞두고 있다. 한 작품, 한 작품 거치면서 연기관과 가치관을 완전히 성립해 나가려한다. 대중이 바라는 박서준과 인간 박서준과의 간극을 메우는 것도 그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연기자로서의 본분만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대중은) 사람으로서도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요. 연기 외에 그런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됐는데 연기하는 것보다 더 힘든 부분이에요. 청렴할 필요는 없는데 거기까지 바라시니까, 그 기준에 맞춰야 하는 것도 제 숙제인 것 같아요. 20대의 마무리를 잘 하고 싶어요. 역할이나 작품을 선택할 때 지금 할 수 있는 걸 잘하려고 해요. 청춘물은 지금밖에 못하잖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걸 많이 하면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