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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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형돈이를 부탁해![XP초점]

기사입력 2015.11.13 14:43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연예인의 활동중단 선언에 이토록 아름답게 한 목소리 나온 적 있었을까. 정형돈의 활동중단 선언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향한 대중의 호감과 제작진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호감과 신뢰는 정형돈의 공석을 메울 '누군가'에게도 이어져야 한다.
 
12일 정형돈의 활동중단 선언은 갑작스러웠다. 불안장애와 폐렴증세로 심신이 미약해졌다는 소문은 돌았으나 11일까지 '주간아이돌' 회의에 참여했었고 활동중단 선언 당일엔 '무한도전' 오전 촬영에 임했기 때문이었다. 이것만 미뤄봐도, 참고 참았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게 불가능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형돈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자그마치 6개. 예능 간판인 '무한도전', 그의 입지가 상당한 '주간아이돌'과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한 번에 내려놓았다.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가장 가까이서 정형돈의 몸 상태를 지켜봤을 제작진들은 그의 선택을 존중했다.
 
대중의 반응, 특히 네티즌의 반응도 어느 때보다 너그럽다. 물의를 일으켜 자의 반 타의 반 방송에서 하차하는게 아니거니와, 정형돈이 그동안 각종 예능에서 호감 이미지를 착실히 쌓아왔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울 수 있는 활동중단 선언을 의혹의 눈초리 없이 그대로 믿을 수 있는 연예인이 바로 정형돈인 것이다.
 
'무한도전'에선 캐릭터 강한 멤버들의 멘트나 행동을 짚어주며 뒤를 받쳐줌과 동시에 분위기를 환기시켰고,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예능 초보 셰프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관계성을 이끌었다. '주간아이돌'에서는 삼촌같이 편안한 모습으로 밉지 않게 아이돌 멤버들을 놀렸고, '예체능'에서는 원톱 MC 강호동을 가장 든든하게 받쳐주는 서브MC 격이었다.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정형돈이 예능에서 가지는 위치, 대중도 충분히 알고 있을 터. 현재 예능서 득세하는 MC들의 색깔 뚜렷하니 '무난함'이 최고의 강점이던 정형돈의 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을 거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우려섞인 생각이지만 이 모두 정형돈을 향한 대중의 호감과 신뢰에서 비롯된 셈이다.
 
다만 정형돈과 그의 공석을 메울 누군가를 비교하고 까내리는 방식으로 그를 향한 호감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 호감이 신격화로 변질되면 안된다는 뜻이다. 대체 MC는 정형돈의 출연하던 그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역풍 맞을 각오하고 급하게 투입돼 흔들리는 프로그램을 다시 잡아줄 인물일 수 있다.
 
그저 우리는 '누군가'를 환영하고 프로그램을 즐긴 뒤 다시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정형돈을 기다리면 된다. 지금 이 시간이 정형돈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소중한, 심신 완쾌의 기간이길 바란다. 그동안 모두, 형돈이와 형돈이를 대신해줄 '누군가'를 부탁해!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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