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1패면 모든 게 끝나는 상황, 두산의 절실함은 '집중력'으로 드러났다.
두산 베어스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0으로 승리했다.
낭떠러지가 눈앞이었다. 두산은 1차전 7-0 대승하며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2차전 1-2 석패 3차전 16-2 대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렸다. 이제 시리즈 상대전적은 1승2패로, 4차전을 승리하지 못하면 두산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그만큼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연패를 끊어내야만 했다. 게다가 3차전 14점차 패배는 경기 내용 자체가 좋지 못했다. 선발 유희관은 3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고, 6명의 불펜진 중 누구 하나 위기를 끊어내지 못했다. 타선은 3안타 2득점으로 침묵했다. 투타 전체에서 각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투수 니퍼트가 선발대로 나섰다. 이미 1차전 9이닝 3피안타 완투승을 거뒀던 에이스는 팀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했다. 사흘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른 선발은 이날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또 한 번 NC의 타선을 꽁꽁 막아세웠다. 114구 이후 나흘 만에 86구를 뿌리는 '괴력투'였다.
그러자 수비수들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1회초 1사 상황에서 니퍼트가 던진 공이 김종호의 배트에 제대로 맞았다. 타구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를듯이 뻗어나갔다. 하지만 낙구 지점을 이미 포착한 민병헌이 이미 전력질주를 시작한 뒤였다. 결국 타구는 안전하게 민병헌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고, 니퍼트는 삼자범퇴로 첫번째 이닝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자칫 선발이 무너질 수 있었던 구멍을 호수비로 틀어막은 셈이다.
무산된 여러번의 득점 찬스에서도 두산의 집중력은 돋보였다. 2회 1사 주자 2,3루의 상황에서 오재원의 잘 맞은 타구가 해커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에 3루 주자 김현수는 런다운 상황에 놓였지만, 그 와중에도 끝까지 주루플레이를 하며 1루에 들어선 오재원에 손짓해 2루로 들여보냈다. 3회 2사 상황에서도 허경민의 2루타가 터졌고, 5회 정수빈은 최선을 다하는 주루 플레이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결국 타선의 집중력은 6회 극에 달했다. 선발 해커의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게 위함이었다. 선두타자 민병헌이 2루타를 치면서 출루에 성공했고, 김현수와 양의지는 볼넷과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결국 다시 한 번 득점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배트를 휘둘렀고, 높게 튄 땅볼이 테임즈의 키를 넘기면서 행운의 안타로 이어졌다. 이어 고영민까지 자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적시타를 때려냈다. 상대 에이스를 끌어내리는 선취 3득점이었다.
NC도 1승이 간절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리즈 상대 전적 2승1패. 1승만 추가하면 하루 휴식을 더해 한국 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더 간절한 쪽은 두산이었다. 결국 두산의 집중력이 5차전의 기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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