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3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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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2] 김현수 "타석에 나가는데 심장이 목에서 뛰더라"

기사입력 2015.10.11 12:54 / 기사수정 2015.10.11 13:18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이지은 기자] "타석에 나가는데 심장이 목에서 뛰더라."

마지막 기회였다. 11일 준플레이오프 넥센과의 1차전. 9회말 상대 불펜 조상우가 몸에 맞는 볼에 이어 2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민병헌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어느새 찬스는 2사 만루. 2-3의 열세를 한 번에 만회하려면 무언가를 보여줘야 했다.

이 중요한 순간 타석에 들어선건 4번 타자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2아웃 만루 2-3에서 타석에 설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더라"며 "슬프지 않게 만들려고 하니 점점 심장이 목으로 올라왔다. 목에서 심장이 뛰니 팔이 저리더라"고 고백했다. 영웅이냐 역적이냐가 달린 상황,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라도 떨릴 수 밖에 없었다. 

김현수는 "내가 뭘 하든 결정은 나는 거였다. 2사라 희생플라이도 안 됐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선걸까. 김현수는 "무조건 초구는 안 치려고 했다. 누가 나와도 초구는 안 쳤을 것이다"라며 울부짖었다. 되든 안 되든 볼카운트도 뺏지 못하고 허무하게 찬스를 날려버리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타이밍'을 노렸다. 김현수는 "투수랑 나랑은 타이밍 싸움이다. 코스나 구종보다는 타이밍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올시즌 내내 가장 생각한 게 타이밍이다. 그래서 타석에서 발을 드는 것도 멈췄다"고 전했다. 결국 결과는 '밀어내기 볼넷'. 중요한 상황에서 천금같은 1점을 뽑아냈다.

사실 가을 김현수는 부진과 떼려야 뗄 수가 없었다.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타율은 2할 중반대에 그친다. 매번 큰 경기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중요한 승부처를 날려버리기 일쑤였다. 본인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김현수는 "3승1패에서 뒤집혀도 보고, 한국시리즈에서 병살도 쳐보고 난 다 해봤다"며 웃픈(?) 농담을 던졌다.

그래서 1차전 승리 하나로 들뜨지 않았다. "이길 때까지는 모른다. 마지막 3승째를 거둘 때까지 결과는 똑같다. 우리만 리버스 스윕 하라는 법 있나"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오늘이 중요하다. 지금 이기기도 바쁜데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2차전의 각오를 전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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