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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1.87' 조무근 "신인왕? 당연히 욕심난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5.10.02 07:49 / 기사수정 2015.10.02 09:31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여기 '진짜 슈퍼루키'가 있다. 구자욱(22,삼성)이 12년 지명, 김하성(20,넥센)이 14년 지명이라면, 이 선수는 15년도에 지명돼 막 프로무대를 밟은 정말 갓 신인이다. kt wiz의 마무리 투수 조무근(24)이 그주인공이다.

상원고-성균관대 출신의 조무근은 2015년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지명돼 kt의 옷을 입었다. 지명 순위에서 보듯 사실 그렇게 주목받던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198cm, 116kg의 큰 체구에서 나오는 직구 하나 만큼은 기대를 가져볼만 했다.

막상 프로무대에 선 조무근은 이미 기대를 한참 뛰어넘었다. 현재(2일) 조무근의 올 시즌 성적은 8승4패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7에 피안타율 0.208, WHIP 1.19에 달한다. 팀의 전천후 필승조로 자리매김 한 걸 넘어, 리그 정상급의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조무근의 이야기가 나오면 조범현 감독의 입가에도 웃음이 새어나온다. 시즌 초 조무근은 무너진 선발진의 자리에서 마운드를 떠받쳐주는 믿고 쓰는 '롱릴리프'였다. 시즌 말에 '마무리'로 보직변경을 했지만 거기에서도 확실히 팀의 승리를 걸어잠가주고 있다. 투수난을 겪고 있는 상위 팀들에게 "조무근 빌려줄까? 쏠쏠하게 쓸텐데"하며 던지는 농담에는 조범현 감독의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처음으로 국가대표 타이틀에도 가까워졌다. 조무근은 이번 프리미어 12 대표팀 예비 엔트리 명단에도 '중간 및 마무리 투수' 명단에 우완투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안지만(삼성), 조상우(넥센), 윤석민(KIA), 오승환(한신)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다. 하지만 이 진짜 신인의 올시즌 기록만큼은 그들 못지 않다.

-시즌 초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본인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이제 공이 맘 먹은 데로 들어간다. 시즌 초만 해도 들어갈 때도 있고 안 들어갈 때도 있었다. 내가 넣고자 하는 곳, 포수의 미트가 있는 곳에 거의 공이 들어간다. 컨트롤이 좋아졌다."

-구속도 함께 좋아졌다. 정확히 입단 후 얼마나 올랐나.

"7km 정도 오른 것 같다. 구속을 올리기 위해 안 하던 운동을 새로 했다기 보다는, 시즌 내내 하던 운동을 계속 하면서 몸을 만든 게 주효했던 것 같다. 웨이트를 꾸준히 했고 시즌 중에도 밸런스 운동을 계속 했다. 물론 투수에게 구속은 중요하지만, 구속 하나만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구속을 올리려 하지만 원하지만 쉽지 않다. 1년도 되지 않는 사이에 공이 그정도로 빨라지는 건 드문 일이다. 게다가 그정도 구속이 올라왔는데도 컨트롤까지 잡았다. 이런 성장세의 비결은.

"자신감이다. 내 공을 던지면 타자들과 상대가 되는 것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원래 내가 기막힌 코너웍을 구사하면서 존 근처에서 하나 넣고 빼고 하는 선수는 아니다. 나는 힘으로 찍어누르는 스타일이고, 이제 볼카운트가 타자에 유리해지기 전까지는 내 힘으로 파울을 만들어낼 자신 있다"

-그렇다면 시즌 중에는 주로 어디에 중점을 둬서 훈련했나.

"시즌 중 특별히 새로 시작한 훈련같은 건 없다. 매일 루틴대로 한다. 내 몸 상태나 테크닉 같은 것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다만 지금 있는 좋은 걸 잊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주로 제 컨디션을 유지하고 지금 좋은 몸상태를 잘 가지고 가기 위한 일들이었다"

-그러면 컨디션 유지를 위해 자신이 특히 더 신경쓴 부분은.

"잠이다. 나는 하루에 7시간은 자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밤경기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12부터 7시까지는 잠을 잔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사우나를 갔다 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등 루틴을 소화한다.

-집에 들어와서 바로 잠을 자나? 낮에는 개인 시간이 거의 없으니, 누구를 만나도 밤에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친구들과 만나서 놀고 싶거나 하지 않나.

"노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웃음). 하지만 시즌 중이고, 당장 내일 게임이 있기 때문에 집에 들어와서 자는 게 최우선이다. 바로 집에 들어와서 씻고 편안한 상태에서 혼자 기록지를 확인하는 게 주로 하루의 마무리 단계다.



-햇수로만 따지면 진짜 신인이다. 게다가 수치상 보이는 성적도 좋다. 신인왕 욕심나지 않나.

"당연히 욕심난다. 하지만 욕심 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경기 중 마운드 위에서는 아무 생각 안 든다. 하지만 끝나고 집에 들어와서 그날 기록지를 들여다보면 타이틀 생각이 자연스레 난다. 솔직히 생각은 계속 나는데, 잡히지는 않는 꿈 같다"

-왜 안 잡히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해볼만 하지 않나.

"걔네(구자욱, 김하성)가 다 할 것 같다. 구자욱이 돌아오고, 김하성이 홈런 하나 더 치면 게임 끝이다(웃음)."

-그렇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은 각도다. 타자와 상대할 때 투수는 특히 마운드 위에 있기 때문에 나는 더 놓은 타점에서 공을 뿌릴 수 있다 (키 198cm). 단점은 단조로운 구종과 컨트롤이다. 직구 슬라이더 만큼은 자신 있는데, 상대적으로 변화구가 부족하다. 지금도 변화구를 계속 연습 중이다. 주로 스플리터나 투심 종류다. 내년에는 확실히 장착해서 실전에서 던지려고 한다.

-올 시즌 자신이 이룬 것과 못 이룬 것이 있다면.

"우선 1군에서 붙어있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걸 이뤘다. 못이룬 건… (곰곰이 생각하다가) 없는 것 같다. 다 이뤘다. 1군에서 야구하고 싶었던 게 전부였다. 몇 승, 방어율 몇 점 대 이런 것도 없었다. 난 그냥 단순히 던지는 게 좋았고 지금도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이제 정말 일이 됐다. 게다가 프로에선 성적이 바로 몸값이고, 팬들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공 던지는 일 가끔은 스트레스가 되지 않나. 아직도 좋기만 한가.

"그냥 좋다. 나는 굉장히 단순한 사람이다. 크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 공을 잘 던지면 되고, 타자가 잘 치고 못 치는 건 나중 문제다. 난 공 던지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다. 매일 경기에 나오는 게 재밌다."

-올 시즌 불펜에서 활약했다. 특히 시즌초엔 롱릴리프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내년 시즌 선발 욕심은 없나.

"모든 투수들에게는 선발 욕심이 있을텐데,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는 불펜이 좋다. 지금 팀의 사정도 그렇고, 나 개인적으로도 나를 생각해보면 난 선발보다는 불펜에 더 맞는 스타일 같다. 그리고 사실 현재 마무리도 9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심심하다. 선발이 되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하지 않나(웃음). 난 매일 던질 수 있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이제 몇 경기 안 남은 상태에서 남은 시즌 목표는?
"먼저 팀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려고 한다. 처음에 롱릴리프 할 때는 2점대였고, 마무리 하고 나니 1점대로 떨어졌는데 그러니 욕심이 난다. 타고투저가 되기 전에도 나오기 힘든 기록이었으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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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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