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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나이 먹어도 멜로 연기 자신 있어요"(인터뷰)

기사입력 2015.09.10 07:04 / 기사수정 2015.09.10 11:39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고된 촬영을 끝내고 생기를 되찾았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들뜬 목소리에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지난달 종영한 MBC ‘여자를 울려’는 배우 김정은에게 있어 또 하나의 특별한 작품이 됐다.

무려 3년 만이었다. 공백기를 깨고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캐릭터와 드라마에 푹 빠져 살았다.

“드라마 중간에는 끝나고 어떻게 살지 싶었어요. 엔딩 장면을 찍을 때 울고불고할 것 같았는데 막상 찍을 땐 끝인지 뭔지 모를 정도로 해롱해롱 거렸죠.(웃음) 촬영 내내 끝나는 슬픔을 잊게 해주려고 육체적으로 힘듦을 주는구나 했고요. 항상 20부작에 엔딩을 맞다가 40부작이라는 게 안 익숙해지더라고요. 마라톤 완주를 한 느낌이었어요.”

3년이라는 시간. 그리 짧은 기간은 아니다.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꾸준히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직업의 배우에게는 더욱 그렇다. 오랜 공백기가 부담으로 다가왔을 만하다. 공백을 메울 만큼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줘야 하고 주연으로서 작품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 터다. 김정은은 “(부담이) 있었다”며 고개를 끄떡였다.

“저는 사실 무모할 정도로 선택해서 꽂히면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럼에도 오랜만에 시작하는 거라 너무 부담됐다. 고민도 많이 하고 감독님과 얘기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준비한 것들이 많았어요. 액션부터 해서 바쁘게 준비했죠.”

일각의 걱정마저 기우에 불과했다.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내공을 발휘했다. 투박하고 넉살 좋은 아줌마부터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아내, 새로운 사랑에 설레는 여자,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지닌 엄마까지 복합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소화했다. 사실 연기하긴 쉽지 않은 설정이었다. 잔인할 정도로 폭력을 가해 아들을 차도에 뛰어들어 죽게 했던 동급생의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자였다.

“이 모든 전쟁은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시작됐어요. 불편함을 드렸다면 (시청자에게) 죄송한데 저도 풀어야 할 숙제였어요. 그로 인해 굉장히 중간에 답답한 시간을 겪었어요. 엄마로서 짐승처럼 울부짖고 괴로워한 이후에 캐릭터가 답답해진 감이 있었죠. 내레이션에서 말했듯 사랑은 진행형으로 말이 되지만 용서는 할 거다 하고 있다는 말, 그게 아닐까 해요. 다만 주말극의 특성상 내레이션을 얼마나 집중해서 이해해 주실까, 봐주실까 했죠. 그런 건 저희가 풀어야 하는 숙제가 아니었나. 시청자에게 왜 초집중해서 안 보냐고 강요할 순 없으니까요.”

전직 여형사 역할에 어울리는 액션 연기도 어색함 없었다. 첫 액션 연기였다. 액션 이야기가 나오자 “자랑해도 되느냐”며 웃어 보였다.

“제가 이렇게 액션을 잘하는지 몰랐어요. 무술 감독님에게 소질 있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어요. 합도 외우고 생각보다 잘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걱정도 많이 했고요. 사실 현실적인 액션이 아니잖아요.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쓰러뜨린다는 게 말이 안 돼서 걱정했어요. 멋있는 것보단 냄비 뚜껑 같은 소품을 이용하거나 다리를 찢었어요. 제가 직접 해서 뿌듯했고 재밌는 경험이었죠. 액션 장르에 대한 도전이요? 시켜만 주면...하하. 너무 잘해 보이는 사람이 잘하면 안 될 것 같고 아줌마가 잘한다 같은, 설정이 재밌으면 하고 싶어요. 생활형 액션도 재밌을 것 같고요.”

밥집 아줌마부터 첫 액션까지 또 하나의 도전을 한 그는 벌써 데뷔한 지 20년을 맞았다. 1996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여배우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올해는 40살에 접어든 해이기도 하다. 사실 최근 많은 40대 여배우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나이에 따른 역할의 스펙트럼이 좁아지는데 대한 부담감은 들 만하다. 멜로 장르에 있어선 더 그렇다.

“저는 자신 있어요. 훨씬 더 나이를 먹어도 설레게 만들고 그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 자신이 있는데 언제까지 써주실지.(웃음) 아줌마가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느냐 안 하느냐는 여배우로서 중요한 문제에요. 엄마여도 아줌마여도 되는데 사랑받는 것, 그건 중요해요. 모든 건 사랑이잖아요. 사랑해야 성장하고 갈등도 있고. 사랑을 빼면 삶에 있어 무슨 이야기를 하겠어요. 주가 되지 않아도, 사이드로 가도 늘 존재해야 하는 부분이죠. 이미숙 선배님처럼 계속 여자이고 사랑하는 느낌을 놓치지 않고 싶어요.”

‘여자를 울려’를 통해 3년의 공백을 깨고 작품 활동의 기지개를 켠 그. 다음에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풍덩 빠질 수 있는 작품을 아직 못 만났다고 감히 말하고 싶어요. 덜 빠진 상태에서 하면 모든 걸 다 바칠 자세가 안 되니까요. 언제든지 매력 있고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지 ‘아이 윌 비 백’이에요.“(웃음)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별만들기이엔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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