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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레바논] "악몽은 과거일 뿐" 또 약속 지킨 슈틸리케

기사입력 2015.09.09 00:5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레바논 원정의 기록은 과거일 뿐이다."

그동안 레바논은 한국 축구 치욕의 땅이었다. 그러나 레바논으로 넘어가기 직전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닷새 뒤 한국은 레바논 적지서 시원한 승리를 연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은 8일 레바논 시돈에 위치한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 3-0으로 크게 이겼다. 

전반 22분 장현수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상대 자책골로 점수차를 벌렸고 후반 15분 권창훈이 쐐기골을 박으면서 시원한 승리를 따냈다. 

지난 1993년 미국월드컵 예선에서 승리한 이후 세 차례 레바논 원정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던 한국은 22년 만에 치욕의 장소에서 승리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객관적인 지표의 우위에도 한국은 레바논 원정에서 이상하게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2011년에는 레바논에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면서 조광래 전임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까지 맛봤다. 2년 뒤 최강희호가 설욕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못했다. 

사령탑이 교체되는 아픔을 안긴 레바논을 맞아 한국은 걱정이 앞섰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믿음이 강했다. 지난 3일 라오스전이 끝나고 원정에 대한 어려움을 묻자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의 기록이다. 언제 우리 대표팀이 실망을 시켰던 적이 있느냐"고 되물을 만큼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헛된 자만이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고 10시간이 넘는 이동에도 홈팀인 레바논보다 더 많이 뛰고 효율적인 축구를 이끌어내면서 완승을 만들었다. 

기성용과 정우영으로 중원을 완벽하게 장악한 뒤 측면 자원의 중앙 공격을 자유롭게 시도하며 레바논의 수비를 흔들었다. 상대의 왼쪽 공격이 강한 것에 착안해 장현수를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하며 포백 안정감을 준 것도 한몫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완벽한 준비를 앞세워 레바논을 장악한 한국은 전반과 후반 골을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어느 때보다 시원한 승리를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말한대로 실망시키지 않은 완벽한 승전보였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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