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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말하는 '시작'이라는 단어의 재정의(인터뷰)

기사입력 2015.09.03 13:05 / 기사수정 2015.09.03 13:0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김혜성이 영화 '퇴마:무녀굴'(감독 김휘)을 통해 배우 인생의 또 다른 시작점을 맞았다.

김혜성은 지난달 20일 개봉한 '퇴마:무녀굴'에서 퇴마사이자 정신과 의사인 진명(김성균 분)과 함께 퇴마 치료를 진행하는 영매 지광을 연기했다. '퇴마:무녀굴'은 김혜성의 전역 후 첫 복귀작이다. 지난 2005년 영화 '제니, 주노'로 데뷔한 김혜성은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을 이어오다 2011년 6월 입대해 2013년 전역했다. 오랜만에 많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또 긴장했던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 "전역 후 첫 연기, 책임감 커졌던 시간"

'퇴마:무녀굴' 개봉을 앞두고 만난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김혜성은 "홀가분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는 말로 전역 후 첫 작품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영화 속 스토리는 금주(유선)가 겪는 기이한 현상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특별한 귀신의 존재가 등장하지 않아도 병원과 미술관, 동굴 같은 공간들 속에서 전해지는 공포가 스토리와 함께 어우러지며 묘한 긴장감을 준다.

김혜성은 "영화를 하면서는 '누가 되지 말자'고 계속 생각했었다. 얘기의 중심은 유선 누나이지 않나.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마음먹었고, 감독님도 그 점에 대해서는 '네가 이 영화를 서포트하는 역할이어서 심심할 수도 있지만, 이 안에서 잘 해내면 누구보다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주셨었다. 그래서 혼자 튀자는 생각보다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넓게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물론 자신의 연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오글거렸다"고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말문을 연 김혜성은 접신이 되는 순간을 얼굴 표정으로 극대화시켜 표현해야 했던 부분을 떠올리며 "차라리 몸동작이나 언어로 표현을 했으면 좀 더 나았을 텐데 그런 게 아니지 않나. 많은 영상을 찾아봐도 완벽한 답은 찾을 수 없어서 조금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접신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실제로 오싹한 기운을 느낀 것은 물론, 실제 이상한 기운이 몸 안에 들어오는 것처럼 온 몸에 힘이 빠져서 고생한 경험도 남아있다. 하지만 공포 영화라는 장르와는 달리 실제 촬영 현장은 그 어느 곳보다 즐거웠다. 이미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함께 출연한 김성균, 유선, 차예련과는 친남매 같은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김혜성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첫 작품이다 보니 개인적인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커서,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은데 스스로는 그것을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마음을 다스리려고 해도 잘 안 되더라"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최대한 혼자 시간을 가지면서 풀려고 했다. 선배님들도 '편하게 해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시면서 기다려주셨다"면서 고마웠던 마음을 함께 전했다.



▲ "내겐 현실적인 존재인 연기, 잘 될 것이란 믿음 확실"

남자라면 누구나 가는 군대라지만, 김혜성에게는 특히 많은 고민과 생각할 거리를 안겨줬던 시간이 바로 이 때였다.

"다시 가라고 하면 싫지만, 다녀오고 나니 '잘 갔다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은 김혜성은 "처음에는 텔레비전도 잘 안 봤었다.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것 같다. 그런데 중학교 때 이후로 이렇게 남자들끼리만 2년씩 같이 있는 생활을 해 보니 적응도 하고 재미도 느꼈고, 인생에 있어서 기억에 남을 시간이 된 것 같다"며 군 생활을 회상했다.

그렇게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사회에 나왔고,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다시 활발한 연기 활동을 꿈꾸던 그였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작은 오해가 그에게 큰 상처를 안겼고, 그렇게 또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금 김혜성이 취미로 즐기는 자전거도 매니저의 추천으로 어려웠던 순간을 극복해가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다.

"그 시기에 정말 생각을 많이 했다"는 김혜성은 "연기 말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보니 그것도 연기 밖에 없더라.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에게 연기란 꿈이기도 하면서, 또 지극히 현실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김혜성은 "내가 하는 일들이 잘 풀려서 좋은 방향으로 가면 나뿐만이 아니라 나를 지원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행복한 일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꿈만 가지고 붙잡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환경에 변화가 생기고,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되지 않는다면 그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라고 담담하게 설명을 이었다.

그렇게 김혜성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놓지 않았다. 그는 "나를 응원해 주는 분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만큼 더 잘 될 거라는 확신도 있다. 30대 이후로는 더 그렇게 될 것이라는 자신도 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그는 "10년 동안 연기를 해 왔는데, 그 안에서 내가 보여줬던 모습들은 어린왕자 같고, 여성스러운 모습이 대부분이더라. 앞으로는 연기는 물론이고, 예능 같은 다른 부분에서도 대중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다양한 접근을 하다 보면 또 새로운 길들이 열리지 않을까"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요즘의 김혜성은 가족과의 끈끈한 정 속에서 일상의 행복을 찾고 있다. 데뷔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는 질문에도 영화 '글러브' 시사회 때 가족을 초대했던 일을 꼽았고, 같이 사는 큰 형의 잠든 모습을 보고 '언젠가 형과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순간이 오겠지'라는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함께 전했다. "연기자로 잘 되는 모습이 가족에게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서도 진심이 한껏 묻어나온다.

김혜성에게 '시작'이라는 말은 그렇게 이전과는 다른, '도전'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됐다. 그는 "그동안 조금 많이 망설였었고, 이 일이 나랑 맞는지 안 맞는지 진지한 생각도 많이 했던 시간이었는데, '퇴마:무녀굴'을 통해 새롭게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나아갈 발걸음을 그리며 눈빛을 반짝였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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