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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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미 아나 "20년 라디오DJ, 거쳐간 게스트만 3천명"(인터뷰)

기사입력 2015.08.24 06:00 / 기사수정 2015.08.24 09:58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SBS 유영미 아나운서에겐 최근 큰 경사가 있었다. SBS 러브FM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 2015년 한국방송대상 사회공익 라디오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 이 프로그램의 DJ석에 앉은 지 무려 21년 만에 받게 된 뜻깊은 성과다.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의 엔딩멘트는 "사랑합니다", 이유인즉슨 아나운서로 30년, 또 DJ로는 21년을 지내오며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게 해주는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밖에 없기 때문이란다. 그런 사랑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그녀의 '행복 지론'이 나왔다. 시니어 프로그램을 제작, 진행하는만큼 어르신들을 향한 사랑 역시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자뭇 여유로운 말이었으나, 사실 유영미 아나운서의 그 지론이 나오기에는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시간이 담겨 있었다. '성실'이라는 말을 한심하게 여기며 '하고 싶은 것 하자'는 생각으로 빠르게 살아온 시간들, 하지만 되돌아보니 그 치열함이 성실함이었다는 걸 깨닫고 마음을 바꿨단다. '도전과 성실'로 새롭게 살아가는 지금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마음은 언제나 청춘'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미소가 나오더라고요. 긴 세월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걸어온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또 20년이 지난 이 프로그램을 살펴준 심사위원에게 고마웠고요. 떠들썩한 프로그램도 아닌데 이 프로그램의 가치를 알아준 분들이 분명 있었기 때문이겠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라디오 부스에 앉는 그 순간을 즐기겠습니다."
 
사실 20년 전 이 프로그램의 DJ를 제안받았을 때 그녀의 태도는 미적지근했다. 트렌디한 라디오를 진행하고 싶었던 30대 초반, 시니어를 주제로 한 라디오는 그리 흥미롭지 못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 가장 어려운 격변기에 태어난 60대, 70대 시니어에게 내적인 자부심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유영미 아나운서를 변화시켰다. 어느새 '가요무대'를 시청하고 있었고, 마음을 울리는 깊이 있는 성인 가요에 '힐링'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해서 마냥 이 프로그램이 올드하다는 편견을 가지면 오산이다. '3세대 공감 토크'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다리'를 주제로 한 세 곡을 선곡하기도 하는데,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까지 들려준다. 좋은 노래는 세대를 아우른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위함이다. 이렇듯 노래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또 공유한다.
 
게스트도 주 당 2~3명 씩은 출연하는데, 족히 꼽아 유영미 아나운서가 만난 게스트는 3천여 명에 달한다. 시대를 풍미했던 연예인은 물론이요, 70대에 글을 깨치고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 히말라야를 등정하는 꿈을 이룬 할아버지 등 가리지 않는다. 비록 노구일지언정 삶에 대한 뿌듯함이 있는 이들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삶에 뿌듯함과 행복을 느끼는 분들, 누가 그 분들의 인생을 돈으로 판단해 폄훼하나요. 사회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할 지,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할 지 고민이 있나요? 이 분들이 갈 길을 툭 던져주고 가십니다. 내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분들의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20년,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진행하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해서 절대 남에게 넘기고 싶지 않습니다."
 
내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던만큼, 유영미 아나운서 역시 아나운서 데뷔 후 30년, DJ 데뷔 후 20여년 간 수없이 스스로를 조탁하고 성장했다고. 앞서 말한 그녀의 행복지론은 물론이요, 현재에 충실하고 즐겁게 살려고 하는 마음 역시 여기서 비롯됐다. 그래서 후배 아나운서들을 향한 마음도 남다르다.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것이 유영미 아나운서의 조언이다. 그녀에게 라디오가 그런 존재가 됐듯이.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방송을 시작할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아나운서로서 절대적 진리는 목소리가 좋아야 하고, 꽃을 전달하는 마음으로 시청자에 정직하고 아름답게 말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드라마, 예능, 캐스터 등 재능을 발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적극 밀어주고 싶어요. 재능을 잘라내야 할 필요 없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아나운서로서 개성에 맞는 방송을 해 스스로 성장하고 즐길 수 있다면 '오케이'입니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SBS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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