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일단 유쾌한 시작이다. 막장 없는 일일극을 기대해도 될까.
MBC 새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가 15일 뚜껑을 열었다. 이 드라마는 고교 시절 세 여자의 범상치 않은 인연을 그리며 시작됐다. 어려운 형편으로 남보다 늦게 고등학교에 입학한 조경순(김지영 분)은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지 않는 동급생을 혼쭐냈다. 이를 본 유지연(강성연)은 조경순을 비아냥거렸고 결국 싸움이 붙었다. 조경순은 유지연의 코뼈를 부러뜨려 퇴학 위기에 처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또 한 번 말다툼을 벌였다. 조경순은 자신을 무시하는 유지연을 패대기치고 떠났다. 이때 한 정체 모를 남자(박동빈)가 유지연에게 다가왔고 이를 본 조경순이 도와주러 달려왔다. 남자는 조경순이 들고 있는 돌에 부딪혀 쓰려졌다. 이들은 난리 끝에 그를 구덩이에 빠뜨리고 만다.
시간은 2015년으로 넘어갔다. 조경순과 유지연이 고교 시절 후 한 아파트에서 우연히 만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살인사건(?)이라는 미스터리한 소재가 등장했음에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시트콤을 보는 듯 밝았다. 대놓고 웃음을 유발하진 않았지만, 자칫 진지해질 수 있는 극을 가볍게 볼 수 있게 했다. 과정이 밝게 전개돼 40대 배우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 설정도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험악하고 촌스러운 아줌마가 된 조경순과 우아한 겉모습의 유지연을 극대화해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 예고편에서는 두 사람의 남편이 예쁘고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살아온 환경은 다르지만 결국 비슷한 처지에 놓인 여자들의 얽히고설킨 악연이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억척스러운 조강지처의 내조와 복수도 함께 버무려질 듯하다.
각양각색 캐릭터와 이를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띄었다. 2010년 4월 종영된 SBS 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 이후 5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강성연은 도도함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역할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조경순에게 “못 배워서 무식하다”고 내뱉는 이기적인 외동딸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김지영 역시 미모, 공부와는 거리가 먼, 드세고 거침없는 여자 조경순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모두 다 김치', '사랑했나봐' 등을 연출한 김흥동 PD와 '뻐꾸기 둥지', '루비반지'의 황순영 작가가 손을 잡았다. 이들의 전작은 아침극, 일일극 특유의 ‘막장다운’ 전개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흡인력을 자랑했다.
김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첫 방송만 보고 막장이냐 아니냐를 단언하긴 어렵다. 일단 흥미로운 출발을 보인 ‘위대한 조강지처’가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리얼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낼지 주목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위대한 조강지처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