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역주행이 가요계 새로운 '필승공식'이 될 수 있을까. 전무후무한 역주행 아이콘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EXID를 필두로, 솔로 가수 백아연까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음원차트 역주행을 기록했다.
가요계 시장이 급변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음원차트 순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 신곡이 나오더라도 음원차트 TOP100에 드는 건 결코 쉽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차트 아웃'이 되는 일도 부지기수다. TOP100에 든다 하더라도 대중이 이를 매일 체크해서 한 곡 씩 다 들어보기도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음원 발표 몇 주, 몇 달이 지나 차트 순위가 역으로 올라가는 '역주행'은 가수에겐 단순히 운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굉장한 선물이자 기회다. 무릇 역주행이라 함은, 대중이 직접 노래를 듣고 판단한 뒤 호평을 통해 입소문이 나야 가능해지는 결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원차트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복병, 역주행 곡의 대표주자 EXID '위아래', 백아연 '이럴거면 그러지말지'를 비교해봤다.
실력은 있지만 인지도와 인기는 저조했던 EXID는 '위 아래' 활동종료 이후 인터넷에 퍼진 하니의 직캠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케이스. 섹시한 하니의 모습을 보다보니 어느 새 귀에 들어온 노래, 그렇게 '강제 컴백'을 당한 EXID는 데뷔 3년 만 첫 음악방송 1위를 기록했다. 단순히 겉모습 뿐만 아니라, '위 아래'의 괜찮은 만듦새와 팀을 이끌어가는 LE와 솔지의 안정적인 실력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백아연의 신곡 역시 마찬가지다. 독특하지만 정감가는 멜로디, 20대 남녀 연애사에 꼭 맞아든 공감 가사가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순전히 ‘노래가 좋아서’ 이뤄진 역주행이니 더욱 놀랍다. 백아연의 신곡이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을 시작하며 엑소 빅뱅과 어깨를 견주는 등 예상못한 활약을 펼치자, JYP 엔터테인먼트도 기존 계획을 틀어버리고 방송 출연을 결정, 11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백아연의 무대를 대중에 더 많이 보여주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와 관련,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일 엑스포츠뉴스에 "백아연의 음원차트 역주행은 소속사도 예상하지 못했던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노래가 좋았기 때문에 좋은 평을 받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밝혔다. 백아연의 신곡 진입 순위를 두고 사내에서 다양한 예측을 한 적은 있으나, 차트 역주행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역주행에는 '좋은 곡'을 향한 대중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해볼 수 있다. 가요계가 인스턴트 식으로 빠르게 소비되면서, 일각에서는 음악성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그때 그때 유행에 맞춰 '찍어내기 식' 노래들을 내놓았다. 빠른 가요계에 발맞추려다 발생한 병폐인 셈. 이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좋은 곡'을 발견했을 때 차트 역주행까지 일으킬 정도로 반응을 보여주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곡들의 역주행을 언급하며 "사실 역주행을 두고 거창한 이유를 생각할 순 없다. 정말 단순히 노래가 좋기 때문에, '좋은 곡'을 찾게 되면 많은 이들이 뒤늦게라도 노래를 들어주고 사랑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사진 = 백아연 EXIDⓒ JYP엔터테인먼트, MBC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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