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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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옹달샘의 '사과',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기사입력 2015.04.29 07:10 / 기사수정 2015.04.29 09:13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옹달샘(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이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팟캐스트 방송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에 사과했다.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는 2013년부터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했다. 청취자와 소통하면서 격 없는 개그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방송에서 장동민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사과와 함께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서 하차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장동민이 같은 팟캐스트에서 건강동호회에 대해 이야기하며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21일 만에 구출된 여자도 오줌 먹고 살아남았다. 그 여자가 (오줌 먹는 동호회) 창시자다"라고 한 발언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사고 당사자는 모욕죄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장동민을 27일 고소했다. 이후 유세윤 유상무의 발언도 문제가 되면서 옹달샘은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한번 머리를 숙였다. 

옹달샘은 기자회견에서 "청취자와 가깝게 소통하고, 더 많은 분께 웃음을 드리고 싶었다. 웃음만을 생각하다 보니 서로가 내뱉는 말이 세졌다. 자극적이고 격한 말을 찾기 시작했다"며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가 공식 방송이었다면 걸러지지 않은 '막말'들이 이처럼 여러차례 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방송법이 관할하는 테두리에 들어있지 않은 '팟캐스트'는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비공식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옹달샘 스스로가 밝혔듯이 정제되지 않은 자극적인 발언들이 점점 도를 더하며 내뱉어질 수 있었다. 사람들을 웃기고,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취객들을 상대로 하는 밤무대에서나 할 법한 '저질 발언'도 서슴없이 '방송'을 타게 되는 것이다.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팟캐스트나 개인 인터넷방송은 그 자유로움 때문에 '대안 언론'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주류 언론이 '도덕과 미풍양속'을 따르고 '팩트'에 기반해야하는 이유로 '점잖은 방송'일 수밖에 없다면 팟캐스트는 이런 측면에서는 보다 자유분방함을 누린다. 그래서 제도권 언론이 '몸을 사리는' 내용도 과감하게 폭로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속시원하다'는 해방감을 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자유분방함이 옹달샘과 같은 사태를 불렀다고 할 수 있다. 흔히 말하듯이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아무리 '법밖의 방송'이라고 할 지라도 '지켜야할 선'이 있다. 사회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약자와 소수자를 비하하거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거나, 루머로 떠도는 이야기들을 마치 '팩트'인양 호도하는 것 등은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이다. 이런 까닭에 팟캐스트나 온라인 방송진행자들은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해야 한다. 

방송인, 연예인, 정치인 등 자신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직종에 있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이번 옹달샘의 발언이 사회적 공분을 부른 까닭은 그들의 발언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여성이나 장애인 등을 깎아내리고,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힘과 권력과 금력을 지닌 이들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데도 '일정한 선'을 지켜야 하거늘, 하물며 힘없는 이들을, 그들이 사회적으로 힘이 없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마음껏 비하하고 조롱한데서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이로서의 최소한의 양식도 양심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지극히 비겁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옹달샘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듭 사과를 표한 데 대해 무슨 잔꾀나 꼼수를 부린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을 기회로 거듭 태어난다면 그들을 위해서도,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앞으로 그들이 어떻게 '진정한 사과의 모습'을 보일 지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어디 옹달샘뿐일까. 유명인이 아니어서 드러나지 않을 뿐 오늘도 막말과 저속어, 비속어를 남발하면서 청취자들을 자극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듣는 이들을 호도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진행자들이 있다. 그렇다고 법규를 만들어 그런 진행자들을 검열하고 통제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런 이들은 스스로 도태되도록 우리가,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양식과 양심을 회복하면 된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던가. 모든 것이 기록되고 보존되는 이 디지털시대에 더 없이 적확한 우리의 속담인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 ⓒ 권혁재 기자]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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