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배우 김고은은 늘 강렬한 캐릭터를 맡았고, 이를 척척 해냈다. '차이나타운'에서도 이러한 공식은 유효했다. 스크린 밖 천진난만한 20대 소녀가 스크린 속 뿜어내는 판이하게 다른 매력이 오묘하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김고은은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져 이름이 일영인 캐릭터를 맡아, 엄마(김혜수)라 불리는 여자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가치는 증명한다.
김고은은 태어날 때부터 생존과 죽음의 경계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일영을 김혜수와의 탁월한 호흡으로 그려낸다. 두 여배우가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생존방식'이 관객의 시선을 끄는 가운데, 김고은은 '차이나타운'에 대해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를 회상했다.
"'차이나타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먹먹한 기분을 많이 받았어요. 범죄 드라마이고 느와르인데 왜 먹먹할까 싶더라고요. 처음 시나리를 읽고, 바로 두 번째 읽기가 어려운데 이번 작품은 또 보게 됐어요. 그 때도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차이나타운'은 김혜수와 김고은의 연기가 단연 관전포인트다. 김혜수는 묵직한 중량감으로 영화의 중심축을 잡아주고, 김고은은 그런 엄마와 묘한 운명의 궤를 함께한다. 김고은은 "'차이나타운'을 통해 김혜수와 심리적으로 가까워졌다"면서 "행복하고 꿈같은 시간이었다"는 말로 존경의 시선을 보냈다.
"김혜수 선배님은 현장에서 연기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지는 않으세요. 하지만 '이게 맞는걸까'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툭툭 던지는 한마디가 저의 연기에 확신을 안겨 주셨어요. 저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연기 경력이 아주 많은 것이 아니었는데, 김혜수 선배님이 터팀목이 되어 준 덕분에 힘든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
'차이나타운'은 김혜수, 김고은의 만남 이외에도 신예 한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김고은은 한준희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묘한 웃음을 지으며, 감독님에 대한 독특한 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독님은 저에게 '아 맞아 나 배우지!'하는 자부심을 안겨 주셨어요. 현장에서 늘 '이번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가 전부다'는 이야기를 했고, 모두가 존중받으면서 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주셨어요. 첫 장편 작품이라 신경쓸 것도 많았을 텐데 섭섭한 순간이 기억안 날 정도로 마음을 많이 써주셨어요."
'차이나타운'을 통해 데뷔 4년차를 맞이한 김고은은 길지 않은 경력에도 '은교', '몬스터'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그는 자신의 행보에 대해 "센 캐릭터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캐릭터나 소재, 감독님 등 한가지 꽂히는 부분이 있었다"며 선택 기준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차이나타운'까지 세 작품 연달아 '청소년 관람불가'로 하게 됐네요. 단지 개봉 시기가 그렇게 됐을 뿐, 앞으로 선보일 작품들은 전체관람가 수준의 이야기도 있어요. 어려운 것만 해야 좋은 배우가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분명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욕심이 있지만 센 것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에요."
김고은은 점차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평생 기준을 찾을 것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한 그는 "'차이나타운'에서는 너무나도 훌륭한 인격을 가진 김혜수를 통해 배웠다"면서 "현재는 '좋은 배우'의 기준이 현장 분위기와 스태프, 상대배우와 자신이 어떻게 하면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좋은 배우'를 위해 나아가는 그의 성장 스토리가 사뭇 기대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차이나타운' 김고은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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