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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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아가사' 심리극과 추리극의 쫄깃한 조합

기사입력 2015.04.01 06:58 / 기사수정 2015.04.01 03:26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최근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심지어 7중 인격을 다룬 '킬미 힐미' 등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선과 악의 이중성을 들여다보는 작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인간의 이면을 다루기에 이만큼 매력적인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뮤지컬 '아가사' 역시 살인의 천재, 독살의 여왕이라 불리는 최고의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내면을 다룬다. 아가사가 11일 동안 실종된 미스터리한 사건을 재구성한 창작 뮤지컬로, 지난해 ‘김수로프로젝트 8탄’으로 선보인 후 올해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실존인물과 실제 사건에 상상력을 얹어 재구성한 점이 흥미를 끈다. 일단 지루하지 않다. 아가사가 실종된 이유를 찾는 과정이 시종 긴장감 있게 이어진다. 물론 로이를 둘러싼 반전은 뻔하다면 뻔하다. 대사 하나로 그의 정체가 드러나 맥없이 풀린다. 그럼에도 로이의 정체보다 아가사가 로이와 대립하는 과정과 아가사 내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변 인물의 이야기는 초연 때보다 비중이 커졌지만, 그럼에도 빈약하게 그려진 감이 있다. 아가사의 심리와 추리에 치중하느라 남편 아치볼드, 하녀 베스 등 주요 인물과 아가사와의 관계가 밀도 있
게 드러나진 않는다. 

대체로 극의 흐름과 잘 어울리는 넘버는 몰입을 더한다. 그중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담은 곡 '라비린토스'가 기억에 남을 만하다. 아가사가 레이몬드에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궁 속 괴물을 이야기하면서 '라비린토스'를 부르는데 이 극의 중심 소재를 응축한 넘버로 관객의 뇌리에 박힌다.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들게 하는 입체감 있는 무대 영상과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조명도 인상적이다. 영상에 비해 무대 활용은 아쉽다. 2층 무대로 구성돼 로이와 아가사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온전히 감상하기가 어렵다. 

배우들은 제몫을 해낸다. 최정원은 작가 아가사의 고뇌와 개인적인 고통을 담아낸 연기를 보여준다. 고음 부분도 불안감 없다. 윤형렬은 로이의 강렬함과 음산함을 끌어냄과 동시에 연민을 자아내는 연기를 선보인다. 아가사 못지않게 비중이 큰 레이몬드를 맡은 주종혁(라이언)도 무난하게 소화한다.

이혜경, 최정원, 강필석, 김재범, 윤형렬, 주종혁, 정원영, 박한근, 려욱 등이 출연한다. 5월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8세 이상. 150분. 문의: 02-548-0597~8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아가사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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